현대중공업이 일본 해운사로부터 올들어 대형 살물선을 잇달아 수주
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13일 일본 하쿠요해운과 17만2천t급 살물선(곡물 광석 등을
운반하는 화물선) 1척을 오는 2000년 1월까지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수주한 17만9천t급을 포함, 올들어 일
본에서만 대형 살물선 2척을 연속 수주하게 됐다.

현대중공업의 잇단 일본선박수주는 일본이 기술력에서 세계최고수준을
자랑하는 조선강국이자 자금, 건조노하우등 여러가지면에서 외국업체들의
일본시장진입에 걸림돌이 적지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조선업계의
위상을 한단계 높인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2백89m, 폭 45m, 높이 24.1m에 2만3천마력의
엔진을 탑재, 15노트의 속력을 낼 수 있으며 앞으로 호주의 석탄과 철광석을
일본으로 수송하는데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타국조선소에 선박주문을 꺼려온
일본의 장벽을 극복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는 일본시장 공략을
가속화해 경쟁상대인 일본조선업계에 대해서도 확실한 비교우위기반을
확보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