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급호텔들이 미국 메이저리그 "특급투수" 박찬호 수배에 나섰다.

호텔가의 이같은 움직임은 박찬호 선수가 자기호텔에 묵게 되면 각종
이벤트 유치로 돈벌이도 되고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홍보효과도
배가되는 일석이조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중 특급호텔들은 박선수가 소속팀인 로스앤젤
레스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돼 다음달 중 국내를 찾을 것으로
알려지자 벌써부터 박찬호 유치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모 특1급 호텔의 경우 박찬호 유치를 약속받기 위해 그의 매니저로 알려져
있는 스티브 김을 최근 손님으로 유치해 객실을 이용하게 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로비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무료 또는 실비로 객실을 제공한다는 계획아래 박찬호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이 호텔은 유치가 성사될 경우 장학금기금전달식과 각종 만찬 등
이벤트가 다수있을 것으로 예상, 연회장 수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
봤다.

그러나 이보다는 유치에 따른 홍보효과가 크다고 보고 돈벌이와는 상관
없이 "무조건 유치"에 무게중심을 두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호텔측 관계자는 "매니저가 우리 호텔을 찾았기 때문에 박선수 유치도
어렵지않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른 시중 특1급 호텔들도 같은 판단 아래 주로 객실담당 관련 인력들을
활발하게 동원시켜가면서 박선수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호텔은 박선수가 올 봄에 국내를 방문했을 때 강남의 특2급
호텔인 "아미가호텔"에서 묵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특1급 호텔을 이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우려를 표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들은 하지만 박선수의 메이저리그 성적이나 수입 등을 고려할
때 예전과는 달리 "급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특1급 호텔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한편 시중 유명 백화점들도 이와는 별도로 박찬호의 사인회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