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적지 않은데 그중 하나가 한글자모의 모양이 어떻게
결정됐느냐는 것이다.
현재 한글의 제자방식에 대한 학설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다수설은 자음은 발음기관 상태및 작용의 모양을, 모음은 하늘 땅 사람의
모양을 각각 본떠 만들었다는 것이다.
훈민정음 제자해편에 쓰여 있는 "정음 28자는 각각 그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정음이십팔자 명상기형이제지)는 구절이 근거다.
이에 대해 소수설은 정인지가 쓴 훈민정음서문의 "그 모양을 본뜨되 글자꼴
은 옛글자를 흉내냈다"(상형이자방고록)는 구절을 들며 한글자모의 모양이
다른 문자모양을 참고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한글이 글꼴을 참고했다는 옛글자가 무엇이냐는 점인데 몽골의
파스파문자, 인도의 산스크리트문자, 일본의 고대문자인 신대문자,
가림토문자, 인도 북서부지방의 구자라트문자 등 다양한 주장이 있다.
현재로서는 한글의 제자방식은 독창적이지만 다른 문자들을 참고한 결과
글자모양은 옛글자와 비슷할수 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한 예로 세종대왕이 성삼문을 요동에 귀양와 있는 중국음운학자에게 보내
자문을 구했다는 기록에서 훈민정음 창제당시 다양한 문자들을 참고했음을
알수 있다.
오늘 한글날을 맞아 다큐멘터리전문 케이블TV인 Q채널은 한글기원에 관한
특집방송을 내보내며 한글은 가림토문자를 토대로 세종대왕이 체계적으로
재창조했다는 추정이 유력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고조선때부터 존재한 우리 고유의 문자라는 가림토문자는 자모의 생김새
뿐만 아니라 창제원리까지 한글과 거의 같아 재야학자들이 주장하는 가장
유력한 후보다.
또한 인도의 구자라트문자는 글자모양이 한글자모와 비슷할 뿐만 아니라
가족에 대한 호칭이나 자질구레한 상용어까지 우리말과 닮았다는 점에서
이 지역이 우리 문화의 기원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거론되고 있다.
결국 정확한 한글기원은 여러 민족과 문화의 이동경로가 파악돼야 알수
있을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