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수출이 갈수록 부진해지고 있다.

8일 한국전자공업진흥회는 지난8월까지 가전제품 수출이 44억9천1백7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6%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업체들이 해외현지생산을 늘린데도 이유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세계시장의 포화상태와 국산제품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것이라고
진흥협회측은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VTR의 수출이 가장 부진해 지난해보다 42.2% 줄어든
5억1천만달러에 불과했고 컬러TV도 9억5천만달러로 32.1%나 감소했다.

음향기기도 10억8백만달러로 10.4% 감소했으며 전자렌지도 4억8천만달러로
7.5% 줄어들었다.

그나마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류의 수출이 두자리수 성장을
보여 전체 감소폭을 좁혔다.

컬러TV VTR 음향기기 등 AV제품의 수출이 부진한 것은 수입장벽 회피와
생산원가 절감으로 생산거점의 상당부분을 해외로 옮긴 탓도 커 앞으로
직수출규모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냉장고나 세탁기 에어컨 등 전자레인지를 제외한 백색가전은 중남미
동유럽 등 시장다변화와 가격경쟁력 강화, 세계적인 수요증대 등에 힘입어
앞으로도 당분간 수출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냉장고는 8월말 현재 3억9천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4% 증가율을 나타냈다.

또 세탁기와 에어콘도 신규시장에 대한 수출확대로 각각 18%, 15.2%
늘어난 2억5백80만달러, 3억9천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