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인사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혹독한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연말 정기인사철을 맞아 전례없이
대대적인 임원급 인력감축과 연공서열식 인사관행의 타파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들은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기존의 임원은
대거 해임하는 대신 신규임원 승진폭은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대우그룹은 올연말 정기인사때 이사부장 승진대상자에
대해 진급평가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대우는 특히 사전인사고과를 통해 승진대상자중 60%에게만 평가시험기회를
부여하고 이중 60%만을 승진시킬 방침이어서 올해 이사대우 승진 폭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L그룹의 경우도 이미 해임대상 임원 50여명을 선정,개별적인 통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예년의 경우 이 그룹의 해임임원이 30명 선이었던데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그룹관계자는 전했다.

K그룹도 올해부터 연공서열식 인사를 철폐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최근
정년을 맞은 고참부장중 임원승진 탈락자들에게 보너스를 포함한 연말
까지의 급여를 지급하고 면직을 통보했다.

또 S그룹은 그룹홍보실을 폐쇄하는 등 기구축소를 통해 임원급 인력을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H그룹과 또다른 S그룹도 해임대상 임원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설이 그룹내에 확산되고 있다.

이와관련 재계관계자는 올해는 각 그룹들마다 경영실적이 극히 부진해
발탁인사보다는 문책성 인사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며 이에따라 임원진의
대폭 축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