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수입쇠고기에 0-157 대장균이 검출되면서 수입육을 판매하는
매장에는 빨간불이 켜지고있는 반면 한우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등에는
대체수요가 일어 반짝 경기를 만끽하고있다.

육류 전체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실제
한우 돼지 닭등 국산 신토불이 육류매장은 0-157 대장균 파동이전보다
오히려 매출이 늘고있는 것.

외식업소의 경우 손님들로부터 쇠고기가 무조건 기피당하고 있는 반면
돼지고기가 잘 팔리고 있어 고기종류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 식품매장과 할인점 슈퍼마켓등은 0-157 대장균 보도가 나간
지난 27일부터 일제히 수입쇠고기 판매가 하락세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주말 갤러리아 잠실점의 경우 27~28일 이틀간 1천만원어치를 팔았다.

이는 1주일전인 21~22일 1천4백30만원어치를 판데비해 30%나 줄어든
것이다.

반면 한우 돼지 닭고기등은 27-28일 3천5백만원어치가 팔려 1주일전
같은기간보다 3% 오히려 늘었다.

0-157 대장균 타격에도 국산 고기만은 끄떡없이 건재했다는 반증이다.

할인점과 슈퍼마켓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킴스클럽 서울점의 경우 27-28일 1천89만원의 매출을 올려 1주일전
같은기간보다 35%나 감소했다.

반면 한우고기는 3천62만원에서 3천3백56억원으로 10% 늘었다.

29일에도 한우고기는 7백84만원어치가 팔려 1주일전인 22일보다 무려
26.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해태슈퍼마켓 올림픽점의 경우 돼지고기판매가 특히 늘었다.

23~25일까지 3일간 2백88만원에서 27~29일 3백47만원으로 매출액이
20.5%나 늘어난 것.

같은기간중 수입육판매량은 무려 57%나 줄어든 반사이익이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판매하는 음식점에는 쇠고기를 찾는 손님은
거의 없고 돼지고기만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서울 공덕동에 있는 음식점 "한우촌"의 경우 예전에는 고객의 80~90%가
쇠고기를 주문했으나 지난주말부터 쇠고기판매량이 급감, 대부분의 고객이
삼겹살 돼지갈비등 돼지고기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촌을 운영하는 변민자씨는 "소비자들이 O-157 대장균에 대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줄 몰랐다"며 "예전에는 하루 매상이 50만원에 달했으나
돼지고기만 팔다 보니 매상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쇠고기만 판매하는 음식점들은 더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신림동에 있는 조선면옥은 주말에 보통 4백명 이상의 손님이 몰리는 데
지난주말에는 1백명을 넘는 데 그쳤다.

이 음식점의 유병환 영업과장은 "매출도 절반이상 떨어져 수일째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업체들은 예상과는 달리 큰 타격을 입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등 햄버거업체들은 O-157 대장균 검출이
보도된 지난주말이후 매출이 예년수준을 유지하고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청소년등 주소비층이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어
매출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 강창동.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