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지역의 산불사태가 갈수록 확산되면서 이 지역의 중심 외화유치
산업인 관광업이 질식상태에 처했다.

동남아 지역을 뒤덮고 있는 연무로 외국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이 지역
관광에 신중을 기하도록 촉구하면서 동남아국가들의 관광산업이 일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영국 독일 덴마크 등은 25일 자국민들에게 연무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동남아국가 여행을 자제하라는 경고를 내렸다.

싱가포르 관광촉진위원회 대변인 마이클 림은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예비적인 조치이며 책임있는 정부라면 당연히 그같은 조치를 취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동남아에 가장 많은 관광객을 보내는 일본은 아직 어떤 경고도 발하지 않고
있으나 연무피해가 지속된다면 이 역시 관광금지조치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의 한 여행사는 휴양섬인 발리와 롬복으로의 항공기 운항이
지장을 받는 상황은 아니지만 가장 많은 스모그 피해를 입은 칼리만탄과
수마트라의 도시들뿐 아니라 자카르타도 다음달부터는 항공기운항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관광촉진위원회는 올해 관광객 유치목표인 5백70만명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울상이다.

한편 삼성물산 (주)대우 등 한국 종합상사들도 사원들의 동남아 출장을
자제토록 지시하는 등 한국에도 불똥이 튀기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콸라룸푸르 지사에 방독면을 지급하고 질환 우려가 있는
사원가족에 대해서는 본국으로 즉시 귀환토록 조치했다.

< 김혜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