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처리에 은행감독원은 처음부터 발을 빼려는 모습이 역력.

당장 이수휴원장부터 "모든 것은 채권단이 알아서 할 문제"라며 은감원은
아무 할일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

신용감독국등 주무 부서도 한보사태경험도 있는데 은행들에 이래라저래라
할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

은감원은 그러나 이런 표면적인 태도와는 달리 이미 지난 25일부터
"기아자동차의 조건부화의동의 방침"을 예상하고 있었던 분위기.

한 관계자는 "기아자동차까지 법정관리시키면 파장이 너무 크다"며
"채권단과 기아가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방침을 시사.

금융계에서는 은감원의 이같은 이중적 태도에 대해 은감원이 이미 방침을
결정해 놓고 사후 책임을 피하기 위해 채권단에만 짐을 떠넘기는 처사라고
비판.

은감원은 어쨌든 기아자동차만 조건부로 살리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자
협력업체대책등 향후 처리 준비에 신속히 착수.

< 하영춘 기자 >

<>.한편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영삼
대통령에게 기아그룹 처리에 대한 정부입장을 보고.

정부관계자는 이날 면담이 아시아.유럽(ASEM)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 결과 보고를 겸해 이뤄졌다고
밝히고 강부총리가 기아문제 처리는 채권단과 기아가 알아서 하도록 하고
정부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설명했을 것이라고 전언.

금융계에서는 그러나 강부총리가 기아문제에 대한 정부의 원칙론을 강조
하고 앞으로 발생가능한 여러가지 사태에 대해 미리 대통령의 양해를 구했을
것으로 추측.

< 김성택 기자>

<>.26일 오전10시30분에 시작된 기아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점심도 거른채
오후1시까지 진행되는 등 채권단이 기아해법을 놓고 상당한 진통을 겪는
모습.

제일 산업 조흥 등 11개은행과 대한 중앙 LG 등 3개종금사, 교보생명이
참석한 이날 운영위원회에서 종금.보험사 등은 강력하게 "기아법정관리"
불가론을 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2금융권기관들은 기아의 법정관리가 이뤄질 경우 자칫 일부 2금융권기관들
도 쓰러질지 모른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히 화의에 동의하더라도 금리조건을 높여야 한다며 현재 A급어음
할인금리 내외는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

한편 회의에 앞서 이호근 제일은행이사는 "기아가 입장을 바꿔 어떤
식으로든 살려달라는 뜻을 전해 왔다"고 보고하기도.

<>.이날 오후3시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아채권단 대표자회의는 당초 산업
제일 조흥 신한 보람 서울 상업 외환 한일 등 9개채권은행장만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오전의 운영위원회 분위기를 감안, 대한 중앙 LG 등 3개
종금사 사장들도 참석.

한 관계자는 "종금사들이 워낙 단호한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자칫 은행들
만의 회의로 어떤 결론을 내릴 경우 향후 논란이 확대될것 같았다"고 참석
기관확대에 대한 배경을 설명.

한 채권은행장은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바뀌고 있어 어떤 입장을 갖고
회의에 들어가기보다 제일은행의 처리방침을 들은후 판단을 할것"이라며
시종일관 유보적이며 조심스런 태도를 견지.

< 이성태 기자 >

<>.19개 종합금융사 대표들은 26일 기아그룹 주요 채권금융기관 대표자
회의에 앞서 종금협회에서 긴급사장단 회의를 열고 기아처리 방향에 대한
종금업계의 입장을 정리.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23일 28개 종금사 여신담당 임원회의에서 결정한
화의조건을 재확인하고 이 조건이 충족되면 화의에 동의하기로 의견을 조율.

종금업계가 내놓은 화의조건은 <>A급 기업어음(CP) 할인금리(연 13.60%)
보장 <>1년거치 2년 분할 상환 <>화의조건 불이행시 자산처분및 제3자매각
등에 대해 이의를 달지 않겠다는 각서징구 등 3개 조건.

종금협회 은광옥 이사는 그러나 "금리조건만 충족되면 상환기간은 융통성
있게 조절할수 있다"고 전언.

종금업계는 이같은 입장을 26일 기아그룹 주요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에
참석하는 대한 중앙 LG종금 대표를 통해 전달할 방침.

그러나 종금업계 대표들은 이날 오후 회의에서 은행권과의 논의끝에 조건에
상관없이 은행권과 보조를 맞춰 나가기로 결정.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