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민 <한화경제연 책임연구원>

정부는 지난 5월과 6월 "지방중심의 경제활성화전략"과 "열린 시장경제로
가기 위한 국가과제"를 발표하는 등 지방중심형 경제발전전략의 틀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세계화와 지방화의 결합인 "세방화"가 진전되면서 지방의 중심적
역할 없이는 국가발전을 도모하기 어려운 시대에 진입하여 지방경제가
국민경제 발전의 구심축으로 등장하였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기업유치및
특화산업 선정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많은 지자체들이 관광개발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국 1백65개 시.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관광지개발 설문조사(한국관광공사
96년6월)에 의하면 조사에 응한 1백27개 시.군중 1백9개(85.8%)의 지자체가
현재 관광지를 개발하거나 개발할 예정으로 집계되었다.

이렇듯 관광개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낸 것은 지역발전의 여러 방법
중에서도 관광개발의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역관광개발의 파급효과는 경제기반 확립, 생활환경 정비및 문화적
환경의 정비로 구분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역경제활성화를 통한 지역발전이
지향점이다.

가장 큰 효과인 경제기반 확립은 고용효과 소득효과 재정효과의 증대를
기약할수 있고 아울러 지역경제와 산업구조의 긍정적 연계효과도 얻을수
있다.

생활환경 정비차원에서는 생활기반시설 정비와 여가공간 충실화및
자연환경의 보호.보전 등을 꼽을수 있다.

문화적 환경의 정비로는 문화재 풍속 지역문화의 보호와 보전및 발굴을
촉진시킨다.

아울러 지역사회의 이미지 제고, 지역주민의 자긍심고양 등도 기대할수
있다.

한편 국내 관광산업이 제조업분야에 비해 국제경쟁력과 수용태세 등에
있어 취약해 관광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함으로써 국제수지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2000년 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 2002년 월드컵축구
대회 등 메가 이벤트의 국내 개최는 관광산업의 르네상스를 가져올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0년과 2002년의 매머드급 행사에 앞서 대규모
국제관광회의의 한국유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활발한 활동을 벌인 결과
APEC 관광실무그룹회의를 98년5월에 개최하며, 11월에는 OECD관광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도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이사회를 98년9월에
개최키로 하는 등 많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관광환경 변화와 함께 21세기 대량관광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05년까지 국내 관광체계를 선진국 수준으로 제고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관광진흥 10개년계획을 수립하여 실시하고 있다.

관광진흥정책의 주안점은 관광시설 투자를 촉진하고 행정규제 완화로
기업경영환경을 개선하여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에
맞추고 있다.

그러나 관광산업의 종합산업적인 다차원적 요소와 관광정책의 범 부처적
성격때문에 관광진흥이라는 명제가 지도상의 계획과는 상이한 점이 많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하여 관광산업의 재도약은 정부와 업계 국민 모두의
실천적 노력없이는 이룩할수 없다.

특히 지방화의 진전으로 중앙정부 차원의 관광정책을 집행함에 있어
지방정부와의 조화로운 협조체제가 필요하며 더 나아가 지방의 창의와
자율을 바탕으로 지역특성에 부합하는 관광개발에 지방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더욱 요구된다.

이러한 여건변화로 각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극대화할수 있는
최적의 관광개발 방안의 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역의 관광개발은 필요에 따라 구분되지만 복합화가 공통적인 핵심이며,
우리의 경우 산악-해양복합형과 친수공간(Water Front)개발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부족한 해양관광 공간의 조성과 함께 노후화된 항만시설의 정비를
위해서는 친수공간개발이 매력적이다.

부산항을 개발하여 2002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해상교통시설과
새로운 레저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지난 7월 친수공간개발계획을 제시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수변부를 따라 상업 주거 관광 문화 여가시설을 도입하여 수변을 다기능
복합용도지구로 변화시킬 친수공간개발은 현재 연구가 진행중인 제4차
국토종합개발계획과도 맥을 같이할수 있다.

통일시대와 21세기를 감안한 국토구조의 재편을 모색할 국토종합개발계획은
인천~목포를 잇는 서해안축, 목포~부산을 연결하는 남해안축, 부산~속초를
잇는 동해안축의 결합인 U자형 연안국토축을 형성하고, 통일 이후에는
각 연안축을 중심으로 북한 중국 러시아대륙으로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제 각 지역별로 차별화된 관광개발을 통한 지역발전은 지방경쟁력 배양의
화두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지방경쟁력의 집적은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될
뿐만 아니라 관광산업의 전략적 육성이라는 대의와도 일치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