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산불로 동남아 지역 대기가 오염되고 연무로 인해 구호품을
실은 항공기의 운행이 방해받는 가운데 가뭄 피해가 심한 이리안 자야에서
기아 및 질병 등에 따른 사망자가 2백71명으로 늘어났다고 25일 인텐
수웨노 사회서비스장관이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번 산불을 국가적 재난으로
선포했다고 관리들이 이날 전했다.

수웨노 장관은 이리안 자야 지역의 산불 피해가 가장 심해 이지역 식용
작물이 시들고 우물과 하천이 말랐다고 지적하고 지난 8월 중순 이후
2백71명이 사망했으며이중 2백53명은 이리안 자야의 내륙 산간 지역인
자야위자야 주민들이라고 말했다.

앞서 2일 전 인도네시아에서 2명이 연무 흡입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고 한관리가 밝혔다.

인도네시아 주민 3만5천명 이상이 연무와 관련된 질병으로 병원을 찾고
있으며 정부는 2천만명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산불은 갈수록 확산, 지금까지 60만~80만ha가 피해를
입었다고 이날 소식통들이 밝혔다.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피해 정도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하며
산불은 소멸되기 보다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희귀한 동식물의 서식지가 되고있는 인도네시아의 광대한
열대우림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번 화재에 대해 인근 국가에 사과한 바 있는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번 산불을 국가적 재난으로 선언했다고 25일 관리들이 발표했다.

재난구호통제본부장을 맡고 있는 아즈와르 아나스 국민복지협력장관은
수하르토를 면담한 직후 "대통령이 이번 화재를 국가적인 자연 재해라고
말했다"고 전하고 "이번 상황이 긴급한 비상사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라며 "화재 진압에 향후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은 벌목회사들의 무분별한 개발 사업의 결과라고
비난했다.

이번 산불에 의한 동남아 지역 연무 피해 확산으로 미국 영국 독일, 덴마크
등이 자국민에게 이 지역 방문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섬에 따라 동남아 지역
관광 산업이 침체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싱가포르 관광진흥위원회의 마이클 림 대변인은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연무를 피해 다른 이웃 나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무 피해가 심한 말레이시아에서는 야당 및 인권 단체들이 총리
관저 앞에서 정부가 "확고하고 효과적인" 연무 해결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또한 폐쇄됐던 말레이시아 동부 사라와크주 쿠칭 공항이 다시 문을 열게
됨에 따라 수백명의 승객들이 좌석을 요구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