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 전당대회"를 앞두고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는 이회창 대표가
국면전환에 고심중이다.

지지율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설상가상으로 대표 인선및 당 노선을
둘러싼 갈등과 일부 민주계 인사들의 탈당움직임 등 내홍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나 이대표 주변에선 상황반전을 위한 "특단의 카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나 이대표로서도 아직까지 뚜렷한 "묘책"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현재의 상황이 워낙 복잡하다보니 그 해법 또한 단순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하나하나 정공법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
외에 별다른 해법이 있을수 없다는게 이대표 주변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우선 어떻게 해서든 전당대회까지 당을 추스려야 한다는 각오로
당 지도부의 총력을 투입할 생각이다.

이대표는 물론 강삼재 사무총장 강재섭 정치특보 윤원중 비서실장도 나서고
있다.

윤실장은 최근의 위기상황에 대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차피 겪어야 할
진통이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는 것"이라며 "전당대회 일정이 잡혀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다시 결속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표도 최근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이탈조짐을 보이고 있는 당사자들을
설득하고 마음을 푸는데 주력하고 있다.

당 대표직 내정과정에서 사전협의가 없었던데 대해 불쾌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있는 김윤환 고문을 설득하는데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측근의원들을 보내 김고문과 김고문계 의원들을 다독거린데 이어 24일에는
김고문과 오찬을 같이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와관련, 김고문에게 최대한 명분을 주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이대표 김고문 이고문 등 세 사람이 협의절차를 거치는 모양새도 만드는
방법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표의 정체성 상실에서 비롯된 일부 당내 민주계와 개혁파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내각제 개헌 공약" "보수대연합 추진설"
등은 이대표의 의중이 아님을 적극 해명함으로써 달래고 있다.

민주계의 반발을 산 역사바로세우기와 대통령중심제 조항 삭제 방침을 철회,
그대로 존속시키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대표측은 이러한 위기의 근원은 무엇보다 이대표의 지지율 정체
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이대표측은 지지율 제고를 위한 "이회창 제 모습 찾기" 방안을
강구중이다.

당초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국민적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정치권에
"입성"할 당시의 모습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지율 회복을 위한 "깜짝 카드"를 고려하기 보다는 3김정치 청산, 새로운
정치구현, 개혁적 이미지 등 이대표의 본래 색깔을 찾는 방향으로 꾸준히
노력해 반전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 김태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