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안대희 부장검사)는 23일 고민수 제주시장과 방성룡
순천시장 등 기초자치단체장과 구돈회 충북 부지사, 지연태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이 설계, 감리업체들로부터 수천만원씩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24일중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또 관급공사 발주과정에서 1천만~2천만원대의 뇌물을 받은 영종도
신공항 건설공단 부이사장 이상주씨, 고남호 전 부산교통공단 건설본부장 등
정부투자기관 간부 5명을 이날 소환, 철야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7백여건의 관급공사 설계, 감리 입찰과정에서 7백억원대의
사례비를 주고 받으면서 담합 입찰한 대형 설계, 감리업체 26개와 이들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공무원 19명을 적발, 이중 도화종합기술공사 대표
오세항(55)씨 등 업체대표 5명을 입찰방해혐의로 구속했다.

또 금호엔지니어링 대표 오동권(64)씨 등 나머지 21개 업체 대표와 입찰
담당자, 건설기술사 등 3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중 2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국내 설계, 감리분야 수주
실적 상위 24위권에 속하는 대형 업체들이다.

검찰은 이와함께 이들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나주시 건설국장 김봉수
(57.4급)씨 등 공무원 11명을 특가법위반(뇌물) 혐의로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달아난 익산시 지방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 김재중
(60)씨 등 6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속된 5개 업체들은 95년 이후의 관급공사에서 업체당
4백~1백20여건을 담합 입찰한뒤 낙찰사례금으로 다른 회사에 2백9억~63억원을
주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26개 업체의 담합사실을 국세청에 통보, 업체간 주고 받은
담합 사례비에 대해 세금을 추징키로 했고 담합 입찰혐의가 포착된 다른
1백여개 설계, 감리업체 관계자들도 혐의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