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이 "앞으로 현대그룹의 제철사업 진출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포철이 공급과잉 우려 등을 들어 현대의 제철사업 진출에 강력히
반대해온 그동안의 일관된 입장을 수정한 것으로 앞으로 현대의 제철사업
허용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포철 관계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현대그룹의 제철사업 진출문제와 관련,
"현대의 제철업 진입문제에 포철이 개입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앞으로
이 문제에는 반대도 찬성도 않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포철이 이처럼 입장을 정리한 배경에 대해 한보와
기아그룹을 예로 들며 "대규모 투자의 결정과 그 위험부담은 해당기업
스스로 결정할 사항이며 같은 기업입장에서 가부를 논할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철은 그동안 현대가 제철업에 신규진출하면 공급과잉현상이 일어날뿐
아니라 현대 스스로도 경쟁력을 유지할수 없다는 점을 들어 반대입장을
밝혀 왔었다.

또 정부도 현대의 제철업참여를 불허해온 명분을 사실상 포철의 반대논리
에서 찾았었다는 점에서 보면 앞으로 이와관련한 정부의 태도변화여부도
주목된다.

한편 현대그룹은 포철이 현대의 제철업 참여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에
대해 건전한 경쟁을 통해 업계가 상호발전할수 있는 길을 찾을수 있다는
점에서 포철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의 정몽구회장은 제철사업 추진책의 일환으로 지난 22일 출국,
현재 독일의 티센제철소를 둘러보고 있다.

<임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