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홍 기아그룹 회장이 경제단체인 한국표준협회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후임으론 안광구 전 통산부장관이 내정됐다.

21일 통상산업부와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이동규
표준협회 상근부회장 등 표준협회 간부들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다.

김회장은 협회간부들에게 "기아 사태로 인해 더 이상 표준협회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표준협회측은 전했다.

지난 91년 임기 3년의 제14대 표준협회장으로 선임됐던 김 회장은 15대
회장을 연임하고 지난해에는 16대 회장으로 재선임되는등 표준협회에 상당한
애착을 보여 왔었다.

업계에서는 김회장이 홀가분하게 기아살리기에 전념하기 위해 표준협회
회장직을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과 기아그룹회장직 사퇴를 앞두고 신변정리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김회장은 지난 95년 2월부터 맡고 있는 임기 3년의 기계공업진흥회회장직과
관련, 조만간 김순 진흥회 상근 부회장과 만나 협의할 것으로 알려져
진흥회 회장직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김 회장은 이외에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생산기술연구원 이사장 등의
직책을 맡고 있으나 아직 사의 표명은 하지 않은 상태다.

<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