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중국돈 있지요. 한국돈과 바꿉시다"

한민족이 많이 모여사는 중국 연변지역에는 요즘 돈바꾸기 열풍이
뜨겁다.

공항과 관광지 호텔주변을 가릴것 없이 한국관광객이 모여 있는 곳이면
으레 조선족이 등장, 그들이 가진 한국돈과 중국돈의 교환을 요청하고
있다.

독립운동의 얼이 서려있는 곳으로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연변자치주
용정시 벽암산 봉우리 한곳에 자리잡고 있는 일송정 주변에는 조선족
부인들이 과일을 팔면서 잔돈을 한국돈으로 주는가 하면 한국돈과
중국돈을 열심히 바꾸고 있다.

연길시 중심에 자리한 대우호텔주변 조선족 택시기사들도 한국 관광객을
만나면 으레 한국돈을 내밀며 중국돈과 바꾸자고 제의한다.

애처로운 마음에 한국인들은 곧잘 중국돈을 주는데 교환비율은 1백대1로
중국돈 1백원에 우리돈 1만원이다.

이처럼 연변 조선족들이 돈바꾸기에 열심인 이유는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돈 1원에 한국돈 1백원이었던 환율이 올들어 1백12원까지 올라갔다.

이것도 공식환율이고 개인끼리 교환할때는 우리돈 1만원을 중국돈으로
바꾸려면 60원정도밖에 받지 못하며 금액이 클 경우에만 80원에 바꿔주는게
현지 실정이다.

심양공항 면세구역내 상점에 근무하는 장영희씨는 "1백대1로 교환하면
백원당 20~30원 (중국화폐)의 이익을 볼 수 있어 한국인만 보면 너도나도
한국돈을 내보인다"고 전했다.

연길시에서 택시운수업을 하는 윤창국씨도 "연변에는 오래전부터
한국돈을 거래해와 집집마다 수십만~수백만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돈을 한국으로 가져가 봐야 쓸데가 없고 환전도 귀찮아 하는
한국사람에게 예전 환율로 교환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 연변 = 김희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