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꿈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누적되는 피로와 스트레스, 줄어드는 운동량과 탄력이 붙으며 올라오는
복부지방, 환경오염, 끽연 과음 고지방식 등의 잘못된 생활습관 등으로
현대인의 건강은 훼손돼가고 있다.

경제력이 커지면서 여유가 생긴 사람들은 종전보다 건강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최상급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경제사정이 좋을수록 건강유지에 더많은
돈을 쓰고 건강행동을 준수하려 애쓰게 된다고 보건경제학자들은 설명한다.

실제로 건강을 희생하면서 부를 축적하는 것은 더이상 가치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건강염려증"이 확산되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기현상중의 하나다.

현대인의 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주적은 성인병.

성인병의 어원은 일본말에서 왔는데 말그대로 성인층에 주로 생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보건용어로는 "만성퇴행성 특수질환"이라고 불리는게
맞다.

그러니까 성인병은 많이 회자된다고 해서 흔한 병으로 알고 있지만 결코
보편적인 질병이 아니며,일단 걸리면 낫기 어려운 병임을 뜻하는 것이다.

보건당국이 집중 관리하는 성인병에는 고혈압 뇌졸중 동맥경화 당뇨병
심장병 암 등이 있다.

무엇하나 쉽게 고쳐질수 있는 병이 아니다.

그래서 예방이 중요하다.

적당한 운동등 건강행동을 실천한다면 65세이전에는 90% 예방이 가능하다는
통계다.

이중 난치병이라는 암도 적극적인 노력으로 80%이상 예방할수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 제약으로 성인병은 별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성인병은 기타 질병과 다른 몇가지 특성을 지닌다.

첫째 직접적인 발병원인이 없다.

의료기술이 발달했다하나 아직도 조기진단이 불가능해 증상이 상당기간
지속돼야 구분해낼수 있는 실정이다.

둘째는 원인이 복잡하다는 점이다.

전염성질환 환경오염 부적합한 식사등 어떤 병적원인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병을 유발하는지 찾기 힘들다.

셋째 병의 잠복기간이 길다.

수십년전에 병이 발단됐지만 정작 무엇이 잘못돼 병이 생겼는지 알수 없다.

넷째 질병발생시점이 불분명하다.

예컨대 소아때부터 동맥경화와 고혈압증상이 시작된다는 학설이 점차
인정돼가고 있다.

다섯째 질병발생과 질병관리과정에서 계층별로 다른 양상을 띤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유방암은 계층적으로 하류층보다는 상류층에 잘 발생하지만
이들은 검진을 받을 기회가 많기 때문에 질병의 경과는 상류층이 좋다.

반면 하류층은 유방암의 발병률은 낮아도 이로 인한 사망률은 더 높다.

성인병은 이처럼 전염성질환이나 외상 등의 질병과 달리 조금만 관리를
게을리 하면 발병할 위험이 상존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건강론이 존재해 혼돈스럽지만 변함없는 성인병 예방수칙은
있다.

첫째 적당량의 운동.

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심장병 고혈압등 순환기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45.3%,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31.6%였으나 매일 운동을 시킨 결과
각각 21.4%, 19.0%로 감소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조깅 수영 웨이트트레이닝 에어로빅 산보 등을 하는
것은 더없는 보약이다.

운동은 신체 밸런스를 제자리로 복원시켜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매일의 운동은 건강연령을 실제나이보다 10년쯤 젊게 할수 있다고
스포츠의학자들은 주장한다.

둘째 잘못된 식사습관의 교정.

고염식이나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게 좋다.

통조림이나 훈제보다는 가공하지 않은 신선한 음식, 방부제나 조미료가
덜 들어간 음식, 버터나 마가린보다는 참기름같은 식물성 기름이 좋다.

고지방식 고당분음식을 피해야 한다.

셋째 충분한 휴식과 수면, 적절한 스트레스해소다.

하루 6~8시간 정도 숙면하지 않고서는 피로가 회복될수 없다.

오후 늦게나 초저녁에 가볍게 운동하면 가장 질좋은 잠인 서파수면이
유지되고 스트레스도 날려보낼수 있다.

스트레스해소를 위해서는 흥미를 갖고 빠져들수 있는 취미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울러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넷째 음주 흡연의 절제다.

흡연은 폐암을 비롯해 각종 암을 일으키고 심혈관질환을 유발한다.

음주는 지방간 간염 간경변 췌장염 등을 일으킨다.

음주와 흡연을 같이하면 구강암 심장병 뇌졸중 등의 발병률이 현저하게
높아진다.

다섯째 수시로 건강상식을 습득하고 적극적인 건강행동을 실천하는 것.

질병별 자가진단법을 익혀 수시로 활용하고, 질병에 걸렸다면 관련되는
책을 3~4권정도 독파해 한곳에 치우치지 않는 견해를 갖는게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건강보조식품과 약물을 적절히 활용하면 성인병 예방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정종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