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3천만명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올 추석 연휴를 하루앞둔
13일 대부분 지방이 흐린 날씨를 보인 가운데 귀성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서울역 등 주요 철도역과 고속버스터미널은 이른 아침부터 귀성인파가
몰렸고고속도로와 국도에서도 새벽부터 귀성차량이 쏟아져 나와 14일
새벽까지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었다.

한국도로공사는 "12일 20만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로 서울을 빠져 나간데
이어 13일엔 23만3천여대가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을 벗어났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승용차로 서울을 출발, 부산까지 가는 데는 평소의 2배인
11시간, 대전까지는 4~5시간, 광주까지는 10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등
평소보다 2배이상 더 걸렸다.

도로공사는 이날 낮 12시부터 추석인 16일 낮 12시까지 원활한
차량소통을 유도하기 위해 잠원, 반포, 서초, 수원, 기흥, 오산, 안성,
천안, 청원, 신탄진 등 10개 I.C.에서 하행선 진입을 통제했다.

경찰도 이날 정오부터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는 경부고속도로서초~청원
1백26km 구간과 갓길 운행이 빈번한 구간에서 장거리 표적 식별카메라를
부착한 헬기를 투입, 교통법규 위반 차량에 들어갔다.

서울역, 청량리역 등 철도역에는 각 노선의 좌석표와 입석표가 매진된
가운데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간혹 나오는 반환표를 얻기 위해 대합실
창구에 길게 늘어선 광경을 연출했다.

38편의 임시열차를 포함, 이날 하루동안 1백45편의 열차가 출발하는
서울역을 통해 이날 8만8천여명이 귀성길에 올랐고, 14일과 15일에는 각각
9만1천명과 10만1천명이 귀성할 것으로 서울역측은 전망했다.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