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상금 3억원이 걸린 제2회 삼성화재배 우승자는 누가될까.

오는19일 중국 베이징의 쿤룬호텔에서 벌어질 삼성화재배 8강전에 오른
기사들에 바둑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8강전은 이창호 9단-히코사카 나오토 9단, 유창혁 9단-마 샤오춘
9단, 김승준 5단-창하오 8단, 이성재 4단-고바야시 사토루 9단 등이 준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번 대회는 특히 한국의 대회 첫 우승여부가 최대 관심이다.

한국기사가 4명이나 올라, 각각 2명씩 진출한 중국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전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열린 1회때는 유창혁 9단이 결승전에 올랐으나 아깝게 준우승에
그쳐 바둑팬들에 아쉬움 남겼다.

이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기사는 유창혁 9단과 이창호 9단.

유9단은 지난해 응창기배를 거머쥐면서 상승세에 올랐지만 이대회에
결승에서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에게 패한뒤 그 후유증으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다.

따라서 유9단은 이 대회 우승을 발판삼아 상승곡선을 타겠다는 야심이다.

상대가 중국의 1인자 마샤오춘 9단이라 만만치는 않지만 "현란한
공격력"이 살아난다면 4강진출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창호 9단 역시 각오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준결승에서 라이벌 유9단에 반집패를 당한바 있어 이번 만큼은
정상에 올라 세계 최강 자리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것.

일본의 히코사카 9단과 맞붙기 때문에 4강 진출은 무난할 전망.

김승준 5단과 이성재 4단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다소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김5단과 맞붙는 창하오8단은 세계대회 첫 우승을 넘보는 중국의 차세대
기사로 한중 천원전에서 비록 이창호 9단에게 패했지만 바둑내용 만큼은
뒤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4단과 대결하는 고바야시 사토루 9단 최근 국제기전 결승에 오르는
등 뒤늦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일본의 기사다.

그러나 김5단과 이4단 역시 LG배 등 국제대회에서 내로라 하는 중국 및
일본기사들을 제압하고 있어 이들의 승부를 속단하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