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업제도의 도입은 국유기업 개혁의 기본방향이다"

"국유(국영)기업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경영자금을 조달할수 있어야 한다"

장쩌민(강택민) 중국 공산당총서기가 12일 개막한 당 제15차 전국대표대회
(약칭 15전대)에서 행한 열설 내용중 국유기업 관련 부분이다.

장총서기는 사회주의체제 중국에서 구동안 이데올로기를 이유로 금기시돼온
자본주의 도입과 소유제 개혁을 더 이상 미를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이들 민감한 문제를 조목조목 언급했다.

연술문중 경제체제개혁과 경제발전전략부분의 상당 부분에 주식제와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다.

장총서기의 국유기업 개혁방향은 원칙선언이상으로 구체적이었다.

그는 "기업의 개혁심화와 기술진보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자 발생은 불가치
하다. 실업사태는 일부 근로자에 일시적인 곤란을 가져 오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발전에 유리하고 노동자 계층에 득이 된다"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국유기업 개혁과정에서 빚어지는 고통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장총서기가 언급한 국유기업 개혁의 방향은 크게 두가지.

국유기업에 대한 주식제 도입 확대와 산업전반의 구조조정이 그것이다.

장총서기는 "생산성 향상과 국부증진 생활수준개선에 부합한다면 어떤
소유형식도 무방하다"면서 "자본주의가 채택하고 있는 주식제 도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주식제는 자본의 운용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자본주의도 이용할수
있고 사회주의도 이용할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전역의 제조업체 7백34만1천5백개(95년말)중 주식회사 형태는
전체의 0.12%인 9천2백개, 국유기업을 필두로 상당수의 일반 기업을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하겠다는 장총서기의 입장이다.

국유기업 주식의 상당량을 노동자에게 매각해 경영자금을 조달하고 노동자
의 근로의욕도 일깨우자는 취지이다.

방법은 초기에 중형 국유기업에 도입하고 점차 대형 국영기업으로 주식제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연해안지역 국유기업에 대해선 향후 2~3년내에
주식제를 도입하고 빈곤한 내륙지역은 시일을 두고 이 제도를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주식제 도입과 함께 국유기업 개혁의 큰 흐름은 산업구조조정 장총서기는
"자본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서 국유기업을 다국적 대기업그룹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유기업의 합병과 임대 도급경영등을 유도하겠다"며 "이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자는 직업훈련을 통해 재취업토록 할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공산당이 세기의 전환점에서 국유기업 개혁에 총력을 쏟기로
한 것은 부실 국유기업의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선진경제로 나갈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깔려 있다.

국민경제의 지주인 국유기업(장쩌민 총서기의 말) 문제를 경제발전의
아킬레스건으로 인식하고 이념을 초월한 파격적인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 때문에 당사자인 중국은 물론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베이징=김영근 기자 >

[[ 중국 국유기업 개혁사 ]]

중국의 국유기업 개혁은 지난 92년 중국공산당 제14차 전국대표대회
(14전대)를 기점으로 그 이전의 방권양리식개혁과 그 후의 기업제도 개혁
으로 나뉜다.

14전대 이전의 방권양리식 개혁은 물적 인센티브를 줘 국유기업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식.

이 개혁은 어떤 전체적인 목표와 청사진 없이 당시의 실정에 부합하는
여러가지 모델을 탐색하는 것이었다.

일부 기업에 개혁모델을 시범 실시해 본후 성과가 좋을 경우 이데올로기적
으로 정당화하고 정치적으로 추인하는 형식이었다.

따라서 개혁과정은 완만하고 기독권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되었다.

14전대 이후에는 기업제도 자체의 개혁에 초점이 맞춰졌다.

경영의 권리와 책임을 명확히 하고 정부와 기업을 분리하는 등 현대적인
기업제도 도입을 추진했다.

93년말에 공포된 공사법(회사법)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

이러한 조치들도 부실국유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이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5전대에 주식제 확대도입 방침이 나온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