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익 < 한경플레이스먼트 대표이사 >

작년부터 시작된 경기침체와 대기업의 연이은 도산 여파로 국내의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부심하고 있고 이에따라 채용시장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명예퇴직제도나 한보사태이후 가시화된 정리해고제 논의 등은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을 기본골격으로 해온 국내 기업의 인사관행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결코 일시적이거나 일부 기업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라
80년대 이래로 고용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의
시작에 불과하다.

국제교류의 활성화와 경쟁의 세계화로 인하여 전세계의 모든 기업들은
무한 경쟁의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고 따라서 생존을 위해서는 신기술의
끊임없는 개발과 조직의 슬림화가 필수적인 조건이 되고있다.

그러나 호황기에는 이러한 구조조정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가
경기침체와 대기업그룹의 도산이 현실로 나타나자 더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취직이 힘들뿐만 아니라 종신고용이나 연공서열형 인사 관행이 사라진
시기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인력파견업이나 자유계약직(프리랜서)의 대두
등과 같은 취업시장의 새로운 변화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력파견업은 특정업무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인력을 파견업체가 고용하고
있으면서 필요로 하는 기업에 파견하여 일을 하게 하는 사업으로서 국내에서
도 이미 상당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경향은 기업들이 정규사원채용으로 인한 비용부담과 해고시의
부담을 회피하여 조직의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필요에서 그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에따라 앞으로는 평생직장을 구하기보다는 평생직업을 구한다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장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대기업에 인생을 걸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자신의
전공과 적성에 맞는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