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그린과 긴 러프를 공략하라"

97 라코스떼 SBS 프로골프 최강전 (총상금 2억1천만원) 첫라운드에서
남녀 골퍼들은 한결같이 코스공략에 애를 먹는 모습이다.

그린길이가 3.5mm로 짧고 러프는 10~15cm에 달해 라운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이처럼 난이도가 높은 코스로 인해 1라운드 도는데 5시간정도 소요되고
마지막 18번홀에서는 무려 3팀이나 밀릴 정도였다.

11일 태영CC (파72.전장6천8백41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오버파를 기록하는 가운데 4언더파의 김진영,
1오버파의 김미현이 각각 남녀부 선두로 나섰다.

프로 4년차의 김진영(30)은 이날 1번홀 (파5)에서 50m 어프로치샷이
홀컵에 그대도 빨려들어가는 이글을 잡으며 상쾌한 스타트를 끊었다.

김은 이어 3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주춤했으나 6번홀 (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전반나인을 34타로 마쳤다.

이후 파행진을 펼친 김은 파4의 16번홀과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추가, 4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2위권을 3타차로 따돌렸다.

공동2위에는 3언더파 71타를 마크한 권영석(27)과 유재철(32)이 포진,
선두를 넘보고 있다.

시즌 4승을 노리고 있는 최경주(28.슈페리어)와 박노석(30)은 각각
1오버파 및 3오버파를 마크하며 중위권을 형성했다.

한편 남자부에 이어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김미현(21.프로메이트)이
1오버파 71타로 1위에 올라 3주 연속 우승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한지연과 김미회가 2오버파 74타로 공동 2위를 마크하며 선두를 1타차로
추격했다.

또한 시즌 3승을 노리고 있는 정일미 (25.휠라코리아), 재미프로 이주은
(21.현대자동차)은 4오보파 76타로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기린오픈 우승자 김종덕(36.아스트라)이 아마추어들에게나 볼수
있는 "양파"를 기록해 화제.

문제의 홀은 파4의 6번홀 (3백51야드).

5번홀까지 3퍼트를 하면서 3연속 보기를 범한 김은 이홀에서 보다
신중한 게임을 하기위해 드라이버 대신 2번아이언을 빼들고 티샷을 했다.

그러나 볼은 러프로 빠졌고 5분여동안 수색이 헛수고로 끝나면서
로스트볼로 처리됐다.

다시 스푼으로 티샷한 볼이 OB가 되면서 총 8타만에 홀아웃한 것.

그러나 김의 진가는 후반에 나타났다.

전반을 45타로 끝낸 김은 후반을 33타로 마감.

그래서 전반과 후반 성적은 무려 12타차.

경기를 끝내고 김은 "지옥과 천당을 오고간 기분"이라며 "컨디션이
안좋더라고 중도에 절대 포기해선 안되는 것이 골프"라고 말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