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국가의 통화 폭락과 함께 약세를 면치못했던 해외주식시장이 지난주
에는 다소 안정되었다.

미국의 경우는 8월 고용통계 등 금리인상 가능성 여부에 중요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경제지표가 발표됐었고, 동남아 각국의 정부에서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 발표하는 등 증권시장 보호에 대한 노력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켰기 때문이다.

지난 한주간동안 미국의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DJIA)는 2.6%의 상승하면서
7,822.41포인트까지 올랐는데, 2일에는 채권가격과 달러가 모두 상승하며
다우지수가 257.36포인트나 올라 1일간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것은 전국구매자관리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Purchasing
Management)에서 발표하는 8월의 제조업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지수가 7월의
58.6과 예상치인 58.1보다 낮은 56.8로 발표되며 이달말에 있을 연방공개시장
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2일 30년만기 채권수익률은 한주간 가장 낮은 6.58%였고, 독일 마르크화와
엔화에 대한 달러환율도 각각 1.83마르크와 121.51엔으로 한주간 최고를
나타냈다.

또한 5일 발표된 8월 실업률이 4.9%인데다 8월의 새 일자리가 예상치인
6만5천개보다 낮은 4만9천개 증가에 그쳐 역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을
완화시켰다.

그러나 5일 30년만기 채권수익률은 약 10일만에 가장 높은 6.64%까지 상승
했고, 오후에 있을 연방준비은행 그린스펀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되어 주가는 44.83포인트가 하락했다.

한편, 투자자들의 관심이 환율부담이 적은 소형주로 옮겨지며 나스닥
(NASDAQ) 지수는 주말에 1,635.77포인트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고, 소형
주지수인 Russell 2000지수는 7일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주식시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감이 계속되는 가운데다 반기결산일인
9월30일을 앞두고 차익실현매물이 증가하였으나 니케이지수가 한주간 2.3%
소폭 상승하였다.

종목별로는 지난달 하락했던 NEC, 도시바, 히다치 등의 하이테크주와 소니
등의 전자관련기업의 주가가 엔.달러의 상승을 배경으로 올랐고, 조선기업
주가는 약세를 나타내며 업종지수가 4.9% 하락했다.

지난주 동남아 통화의 달러에 대한 환율은 주중에 다시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한주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주말엔 안정되는 모습이었고, 주가도
비교적 큰폭의 회복을 보였다.

달러에 대해 태국 바트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필리핀 페소화가 각각 5.6%, 4.7%, 3.8%와 6.5% 추가 절하된 반면 주가는
각각 7.6%, 20.3%, 2.1%, 4.3% 상승했다.

이것은 각국의 정부에서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방안을 서둘러
발표했기 때문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주중 달러에 대한 링기트화가 3.0425링기트로 최고를
기록했고 주가도 약세를 보였지만, 링기트를 보호하기 위해 취했던 지난
1주일간의 거래제한을 폐지시키는 등의 중신부양책으로 주말에는 주가가
하루동안 12.37%나 상승했다.

필리핀도 주초에는 3달만 국채(Treasury bill) 이자율이 자난주의 14.2%에서
19.3%까지 오르며 지난 92년 2월이후 최고를 나타냈고 주가도 하락했지만,
주말에는 필리핀 중앙은행이 은행들의 지불준비율을 6%로 2% 낮출 것이라는
소식과 8월 인플레도 7월의 4.8%보다 낮은 4.5%로 발표되며 주가가 상승
반전되었다.

반면 8월 마지막주에 주요 동남아 국가중 유일하게 주가각 하락하지 않은
대만은 타이완세미컨덕터 등의 반도체 관련기업들에 대한 차익실현매물이
증가하여 한주간 주가가 오히려 7.7% 하락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이번주에 발표될 미국의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가
미국의 금리 인상여부에 결정적인 방향을 줄 것같다.

지난주말부터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던 달러대비 각국 통화 환율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는한 동남아 국가의 주가회복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
되나, 각국 통화가 아직 회복초기에 있고 투자자들의 심리가 충분히 안정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따라서 이번주 동남아 주가의 방향은 각국의 증시부양정책의 실효성이
가시화 될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유지연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