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서울 시내에서 가장 빠른 교통수단은 뭐니뭐니해도 오토바이다.

오토바이는 교통체증으로 꽉 막힌 길에서도 자동차 사이로 쏜살같이
지나간다.

이른바 메신저 서비스(Messenger Service)라 불리는 오토바이 특송이
최근 각광 받고 있는 것도 바로 신속성 때문이다.

(주)퀵 서비스의 임항신(41)사장은 이러한 오토바이 특송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사람이다.

또한 현재 가장 규모가 큰 업체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임사장은 원래 경제학자를 꿈꾸던 일본 유학생 이었다.

지난 84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센슈대학과 대학원을 다녔다.

졸업후 인쇄기계 판매 등 사회경험을 쌓던 그는 92년 만9년에 걸친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귀국후 서울시내 교통상황이 일본의 체증을 능가하는 것을 보고 당시
일본에서 한창 유행하던 사업에 과감하게 뛰어 들었다.

93년3월 1천만원을 투자, 서울 용산 남영역 부근에 동생과 단둘이
오토바이 직송 사업을 시작했다.

라이더(Rider)라 불리는 오토바이 배달원은 5명에 불과했다.

불모지에 뛰어든 만큼 고생도 만만치 않았다.

오토바이 직배를 홍보하느라 1년동안 그가 방문한 빌딩이 수백개는
족히 됐다.

현재 이 회사는 내근직원 33명에 2백30명의 라이더를 갖추고 하루
1천7백~1천8백건을 처리한다.

부산 인천 대구 등 대도시와 전국 각지에 9개의 지부를 개설하기도
했다.

택배시장 자체가 엄청나게 커진 덕도 있지만 그동안 임사장의 노고가
그만한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서울에만 5백여개 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종사 인원도 1만여명에 달합니다.

이들이 하루에 10건씩만 처리한다고 가정해도 10만건의 오토바이
직송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거죠.

1회 이용료를 1만원으로 보면 월3천억원의 시장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라고 격세지감을 느끼며 말한다.

그러나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그에게도 사업상의 어려움은 많다.

임사장은 2백30명에 달하는 라이더를 위해 보험가입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한다.

"오토바이 사고는 보험처리가 안됩니다.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보험사측이 가입을 꺼려 자동차보험에서는
당연시되는 대인.대물보상 등이 불가능 합니다.

라이더가 사고가 나면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이밖에도 오토바이 직송이 하나의 산업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지금까지도 무허가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들고 있다.

"택배사업과는 달리 이륜차를 이용한 유상 운송업은 법률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허가제로 운영하면서 서비스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경차를 이용한 택배나 식품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임사장은 법적 규제와 과당경쟁이 새로운 사업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 장유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