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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민불황' 풍속도] (11) ''2중직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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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건설에 다니는 김명식씨(37).

    회사에선 과장이지만 퇴근후엔 사장으로 변신한다.

    저녁 7시면 만사 제쳐놓고 서울 수유역 근처에 마련해 놓은 카페로 달려
    간다.

    낮엔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그림자영업을 하지만 저녁엔 어김없이 자신의
    업장으로 "원위치"한다.

    이로써 생긴 변화는 당연히 수입증가.

    봉급은 1백80여만원이지만 카페운영수입은 이를 웃도는 2백만원선.

    김과장의 변신은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다.

    올해초 과장으로 승진한 그는 월급만으론 두자녀를 양육하는 것도 버거울
    뿐 아니라 회사에서의 "안녕"도 기약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결과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말 모아두었던 여유자금과 은행융자금 등
    8천만원을 모아 카페를 차렸다.

    규모는 테이블이 고작 4개인 초미니급.

    명예퇴직의 위기감을 피부로 느껴 "결단"을 내린 그는 퇴직금 우선 변제가
    위헌이란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는 등의 냉랭한 현실이 가시화되면서 참
    잘한 일이라고 자신을 추스린다.

    이제는 "장사가 잘 되면 그만둘 수도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낮엔 월급쟁이 밤엔 사장".

    김씨와 같이 2중 직업을 갖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의 무역 경리 기술 디자인분야 등 전문직종사자들 사이에
    퇴근후 중소기업 등에서 자문이나 지도를 해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초자본이 드는 사업성부업을 할 수 없는 직장인들은 다단계판매에
    매달리기도 한다.

    이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고 직장생활에도 지장을 덜준다는 이유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건 분명 아르바이트가 아니다.

    두가지가 같은 비중으로 병립하는 이중직업인 것이다.

    전자부품메이커인 K사의 최모대리는 "고용불안으로 샐러리맨들이 벼랑으로
    몰리면서 다단계판매쪽에서 활로를 찾으려 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했다.

    사실 3D업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종사자들이 다단계판매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많아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회사인간이 사라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회사만을 위해 존재하고 그 울타리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했던 샐러리맨들.

    이런 군상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래서 회사인간이란 구호는 더이상 "이상"이 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회사는 사원을 가족처럼 대해주고 경력이 싸이면 월급을 많이 주면서
    퇴직후까지를 보장해주던 시대는 끝난 것이다.

    이제는 언제라도 자리를 비우라면 비워줘야만 하는 "살벌한 세상"이 됐다.

    종업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도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여차하면 회사를 떠나 겠다는 회사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빛바랜 회사인간"들은 기회만 다으면 거리로 튀쳐나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은 직장내 분위기를 해쳐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이는 결국 새로운 감원요인이 되기도 한다.

    <남궁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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