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이후 투자자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기업어음(CP)이 다시 팔리기
시작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현대 삼성 등 초우량기업들이 단기자금
조달을 위한 CP를 발행하고 있는데다 은행신탁과 투신사등 기관투자가들이
고수익 자산 운용 차원에서 1개월이하 단기 CP매입을 늘리면서 지난주초부터
종합금융사의 CP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종금사의 CP 매출은 8월1~25일까지 1조1천1백11억원 감소했지만 26일부터는
증가세로 반전, 30일까지 5일간 6천2백63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8월중 CP 매출은 전달보다 4천8백48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최근 CP 매출 증가는 CP 금리가 연 13.4%대의 고금리를 형성, 수익성이
높아진 점도 있지만 돈 구하기가 어려운 계열사및 관계사가 발행한 CP를
모기업이 사주는 형태로 자금을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한 요인
이라고 종금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의 CP도 일부 종금사가 최근들어 또 다시
이면으로 지급보증을 시작했다는 점도 매출 증가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금차입이 어려워진 종금사도 보유CP 가운데 자금여력이 괜찮은 중견그룹의
CP를 중심으로 적극 매출에 나서면서 CP 매출이 늘고 있다.

한편 8월부터 CP 취급을 시작한 증권사의 CP 할인과 CP 매출은 지난달 29일
까지 각각 2조7천9백60억원, 2조6천6백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순증분에 해당돼 상대적으로 위축된 종금사의 CP시장을 상당부분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