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해 = 김형배 기자 ]

한국바둑이 또다시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롯데배를 3년연속
중국에 넘겨줬다.

조훈현 이창호 유창혁 등을 내세워 각종 세계기전을 석권하고 있는
한국바둑은 비록 단체전이긴 하지만 중국바둑에 잇따라 무너지면서
"바둑최강" 자리가 위태롭게 됐다.

28일 중국 상해의 허핑호텔에서 열린 제4기 롯데배 한중바둑대항전
2차전에서 한국은 3승4패를 기록, 종합전적 5승9패로 중국에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중국팀은 우승상금 11만달러를 챙기면서 대회 3연패를 달성,
단체전에 강한 면모를 나타냈다.

1차전 2승5패의 절대열세에서 대국에 임한 한국팀은 이창호9단 목진석
3단이 각각 마샤오춘9단 나세하6단에 일찌감치 불계승을 거둬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최규병8단 정수현8단 홍종현8단 등이 연거푸 패하면서 역전극의
기대를 무산시켰다.

이어 1차전서 1승을 올리며 최근의 슬럼프에서 탈출조짐을 보였던
유창혁9단도 중국의 신예 저우허양7단에게 패했다.

한편 조훈현9단은 중국의 창하오8단과 초읽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끝에
3집반승, 지난 삼성화재배의 패배를 설욕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