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법인들이 종업원들의 퇴직금 지급을 위해 적립해놓은 퇴직급여충당금이
1사당 3백69억원에 달해 사실상 상장법인의 담보능력이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

2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5백85개 12월결산 상장법인들이 6월말 현재
적립해놓은 퇴직급여충당금은 21조6천22억9천3백만원으로 1사당 평균
3백69억2천7백만원이었다.

종업원 1인당으로는 1천8백90만원이다.

지난 21일 헌법재판소가 기업 파산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을 우선변제토록
한 근로기준법이 헌법에 불합치한다는 결정을 내려 기업들이 금융기관으로
부터 자금을 대출받을때 퇴직급여충당금을 담보로 제공할수 있어 사실상
담보능력이 1사당 3백69억원정도 늘어나게 됐다.

회계 계정상으로는 고정부채로 처리하고 있는 퇴직급여충당금 총액이 대상
기업들의 부채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4%였다.

지난 6월말 현재 충당금이 가장 많은 기업은 한국전력으로 2조1천32억원에
달했고 포항제철이 1조7백6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삼성전자(7천6백84억원) 현대자동차(7천6백61억원) 국민은행
(6천1백50억원) 대우중공업(5천3백52억원) 등도 퇴직급여충당금이 5천억원을
넘었다.

종업원 1인당 금액은 6천7백만원을 기록한 남해화학이 가장 많았고 이어
한국전력(6천5백만원) 한국카프로락탐(5천8백만원) 부산은행(5천5백만원)
호남석유화학(5천4백만원) 등이었다.

한편 부채총계대비 퇴직급여충당금비율이 낮은 곳은 거평이 0.2%로 가장
낮고 이어서 동양테크(0.3%) 한주화학 엔케이텔레콤 태화 거성산업(이상
0.4%) 등으로 이들 기업들은 기업파산시 종업원들이 퇴직금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증권거래소측은 밝혔다.

<정태웅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