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와 경제5단체장간 간담회
에서 경제단체장들은 경제위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금리 등
고비용구조 해소를 통한 기업의지 회복과 적극적인 불황타개책을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대기업들과 계열중소기업들의 부도증가와 환율불안정 금융시장 경색
대외신용도 저하 등을 지적하며 현재의 경제위기는 시장기능에만 맡기고
안이하게 대처하기에는 너무 급박한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희 중소기업회장은 "현재 경제체제에 대한 불평은 거의 고금리에서
비롯되고 있다"면서 "지금 이대로 놔두면 4~5대 기업그룹을 제외하고 전부
극심한 자금난에 봉착할 위험이 있는 만큼 종금사 등 제2금융권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평회 무역협회장은 "기업의 차입경영을 무조건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며 "과다차입은 비난받아야지만 5백%이상 차입시 일괄 규제하는
등 기업의 투자의지를 꺽을수 있는 조치를 재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손병두 전경련부회장은 "재정경제원의 정책을 보면 지금 상황이 아니라
4~5년뒤의 일을 염두에 둔 것 같다"면서 "경기가 지금 어디에 와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이에 따른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부회장은 특히 "정부는 기업들의 자구노력을 강조하면서도 실제적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에만 시장경제논리를 강요하지만 노동 금융
실물시장 등은 전혀 시장경제논리에 따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금융산업은 가장 뒤떨어진 분야"라며 "부실대출에 대해서는
문책해야겠지만 주인은 없고 노조만 왕성한 은행소유구조문제도 다시한번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개혁안의 처리문제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손부회장과 박회장은 자신들이 금개위에서 활동했음을 지적한뒤 "기업측
주장은 전혀 반영이 안되고 재경원 한은 금융감독기구간의 밥그릇싸움으로
변질됐다"며 "금융감독기구문제를 제외하고라도 국회에서 심의해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성 경총회장은 "재정분야는 최근 잇달아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제분야의
우등생"이라고 지적한뒤 "불경기의 저점에 와 있는 만큼 일시적으로라도
과감한 재정투자를 통해 경기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표는 이에 대해 "정부는 내년 예산증가를 5%정도로 동결할 방침이지만
사회간접시설 농어촌구조 개선사업 등 국민과의 약속된 사업은 감축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손상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