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것을 정확하게 취하고 가까이의 움직임에서부터 대국을 잡아가는
관견의 이치를 터득하여 내외공의 기를 검날끝에 모아 느리며 부드럽게,
그리고 서서히 빠르고 강하게 일도양단의 기세로 모든 잡다한 유혹과
미련을 베어버리고 검선따라 움직이는 검끝의 한점한점이 세속의
오욕칠정을 훌훌 털어내면 내일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하는 활력과 평심의
공간을 이루게되니 곧 심동신피라, 마음이 편하면 몸도 건강한 법이라는
화두가 검도에 접한 계기였다.

한국심검도협회 동부지관에서 수련하는 관원중 쉰여명의 성인들은 각박한
세상의 잡다한 경쟁의 아귀다툼속에서 강한 상대를 극복하고 직장에서의
갖가지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슬기롭고 당당히 맞서는 극기를
터득하고 의와 예를 실천하는 마음을 다스리고자 전통무예의 단배의식을
갖고 기검체를 바탕으로 검신검우일체하여 심검회를 구성했다.

심검회 활동이 두돌이 지나는 동안 검법시범과 친선 교류전을 통하여
이웃과 한걸음 더 가까워졌으며 나아가서 때묻은 마음과 품격을 가다듬고
기력을 모아 건강하게 그리고 고단하고 무기력한 일상생활을 신선하게
하기 위한 활발한 수련대회와 봉사활동으로 심검회 검우간에 더욱 사랑하고
이웃에 그 사랑을 베푸는데 열정적인 심검회 회원들은 그 자부심이
대단하다.

현대학원의 최지미 이수정 김진복, 울산대학병원의 권용태 박기범,
현대자동차(주)의 이상환 강종하 송승환, 건축설계사 이강혁 강승협,
그리고 고려화학의 김상수, 현대중공업(주)의 김양준 검우와 필자
(심검회 회장) 등 심검회 유단자 그룹은 검도 수련에 머물지않고 도의
경지를 달리하시는 김호진 관장님의 지도로 부드럽고 강한, 유연하면서
기민한 곡선과 직선, 강약의 조화를 이루는 검선이 표출하는 특별한
아름다움과 우리의 전통 춤과 가락을 한마당에 어우러지게함으로써 새로운
맛의 선과 음, 그리고 빛의 전통검법을 재연하기 위한 검법연구에 몰두하여
무더운 여름도 잊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