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인증획득이 가져다주는 가장 가시적인 효과는 각종 입찰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현재 발주공사 입찰심사때 ISO인증을 취득한 업체에 가산점을
주고 있다.

업체들의 ISO인증 취득을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한전을 비롯한 상당수의 공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가산점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아예 납품업체들에 ISO인증을 의무적으로 따도록 요구하는 업체도 계속
늘고 있다.

ISO인증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명시적으로 우대를 받지 못하더라도 인증획득으로 기업의 대외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ISO인증서는 품질보증 또는 환경경영을 할 자세가 갖춰졌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문서이다.

따라서 이 인증서가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수준을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ISO인증취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이득이 생긴다.

무엇보다 조직 구성원의 의식이 달라진다.

ISO인증을 획득하려면 어느 업체든 부서별 또는 생산공정별로 많은 토론과
상호점검을 거쳐야 한다.

이런 경험은 인증을 취득한 뒤에도 구성원들이 조직 전체를 생각하며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만든다.

큰 폭의 생산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대부분 업체들은 부서별로 나름의 작업흐름을 갖고 있으며 전체 생산과정이
체계적으로 짜여있지 못하다.

이런 회사들에선 업무처리과정이나 결과 가운데 극히 일부분만이 서류로
남겨진다.

나머지는 경험을 바탕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주먹구구식 운영 때문에 부서별로 업무가 중복되거나 데이터가 맞지
않는 결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문서화가 기본인 ISO체제를 도입하면 이런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기존 시스템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생산공정은 여러 단계로 나눠져 있다.

따라서 시스템 전체가 체계적으로 짜여있지 않으면 불량이 발생하더라도
정확히 어디서 났는지 찾아내기 어렵다.

설령 문제공정을 찾아낸다해도 왜 문제가 발생하는지 꼬집어내기 곤란한
경우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생산공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다 보면 명확하게 문제점을 발견할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점을 찾으면 해결방법도 나오게 마련이다.

또 치료보다 예방을 중시하는 ISO의 기본정신은 시행착오도 크게 줄여준다.

물론 인증을 받은 업체들 가운데도 메뉴얼대로 1백% 완벽하게 시행하는
업체는 드물다.

그러나 일정한 기준을 정해놓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효율은
꾸준히 높아진다.

이와함께 품질향상도 자연히 뒤따른다는게 업체들의 경험담이다.

특히 수출을 위해 고품질을 달성하려는 업체들 가운데 ISO 시스템을
적용해 효과를 봤다는 사례가 많다.

한 인증체제를 달성하면 다른 인증을 추진하는데 유리하다는 것도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효과이다.

QS9000등으로 인증이 세분화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인증을 추가로
취득해야할 필요성이 생길 전망이다.

6개월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시스템을 점검토록 돼있는 규정도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고삐를 다시 죌수 있도록 해준다.

< 김용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