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활용품산업의 공동화현상이 90년대들어 심화돼 90~95년새
생활용품의 수출은 10% 감소한 반면 수입은 1백63%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90~95년동안 제조업체의 평균생산은 2배이상 증가한데 비해 생활용품
산업은 0.3배 증가에 그쳤고 생산액과 사업체수가 동시에 감소해 공동화가
심화된 품목도 90년대 이후 30개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1일 한국무역협회가 의류 신발 주방용품 가정용 전자제품 등 주요
생활용품 1백37개품목에 대해 지난 85년부터 95년까지 10년동안의 국내
생산액, 사업체수 및 수출입 등 추이를 분석한 "생활용품산업의 공동화
현상조사"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고용면에서도 생활용품 산업의 고용자수는 90년대들어 5년동안 18%감소해
제조업 전체의 고용감소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임금은 5년주기로
2배씩 뛰어 제조업 평균 임금상승률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액과 사업체수가 90년에 비해 동시에 감소하여 공동화현상이 극심한
업종은 운동화 인형 가정용 전기전자등 30개업종(조사대상의 21.9%)이었으며
특히 운동화 라디오카세트 와이셔츠 등 수출품목의 생산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업체수는 줄지 않았으나 절대 생산액이 감소한 업종은 베개류
인조가죽의복 냄비 환풍기 양산 일회용라이터등 26개에 달했다.

이밖에 생산액 증가품목중 수출이 감소한 반면 수입이 급증하는등 국내
시장을 외국기업에 잠식당하는 업종(18개)까지 합하면 44개 업종(32.1%)이
공동화가 우려된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같은 생활용품산업의 공동화로 제조업생산에서 경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년대의 60%대에서 현재는 24%수준으로 급락했다.

일본의 경공업비중이 70년대 이후 35%를 유지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때
국내 생활용품산업의 공동화현상은 지나치게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무협관계자는 설명했다.

무협은 공동화현상의 주요인을 국제 경쟁력약화에 따른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고부가가치 생산체제전환 <>관세율체계 개편 및
종량세도입(미국 일본은 신발 섬유에 대해 종량세를 도입) <>중소기업
공동상표 개발 등을 제시했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