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중견업체들의 잇단 부도로 휘청거리고
있다.

20일 부산상공회의소가 분석한 대기업과 중견기업 부도 파급영향에
따르면 올들어 대기업 및 중견업체들의 부도로 피해를 입은 부산
지역업체들은 2,3차 협력업체를 합해 1천3백여개사로 피해금액이
3천여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18일 한주통산의 부도로 12개사가 납품대금중 미결제어음
3억5천만원과 미지급금 3억3천만원 등 모두 6억8천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2차 하청업체 피해까지 합치면 피해액은 10억원대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아그룹 유예조치로 피해를 보고 있는 업체도 30여개사로 피해금액이
54억원에 이르고 있다.

한보사태와 대동조선부도로 피해를 입고 있는 업체는 4백50여개사로
피해금액만도 무려 5백억원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올들어 태화쇼핑 화인건설 화신종합건설 로얄종합건설 등 지역
중견업체들의 잇단 부도로 피해를 본 1차 협력업체가 7백여개사로
피해금액이 2천여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피해규모가 큰 것은 부산지역의 전체 기업중 99% 이상이
중소기업인데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대기업이나 중견업체의 하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산상의 김명수 조사부장은 "중소기업들은 그동안 대기업의 하청만
받으면 영업은 문제없다는 인식을 가졌으나 최근 대기업들의 연쇄부도로
업체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한편 불안에 빠져들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부산 = 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