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민주당 입당과 함께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조순 서울시장이 지금의
지지도를 대선전에 표로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조직과 자금의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조시장이 자신의 기반으로 삼은 민주당은 교섭단체조차 구성하지 못한
소수정당인데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등과는 달리 지역적 기반도 취약하다.

내부적으로도 이기택총재계와 국민통합추진회의간에 갈등의 골도 여전히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시장이 기존의 이회창 김대중 김종필후보에 버금가는
지지세를 과시하고 있지만 대선정국까지 이를 뒷받침할 만한 조직력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조시장의 인기가 거품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에따라 조시장 진영은 당분간 대선행보를 본격화하면서 각계인사 영입을
통한 민주당 세불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계와 시민단체 그리고 정치권인사들과의 활발한 접촉에도 불구
하고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자금조달문제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민주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은 30억원정도에 불과하다.

정치개혁입법특위에서 대선자금과 관련한 조항을 어떻게 손질할지는 아직
알수 없으나 최소한의 기본경비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대선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대선출마를 밝히는 대국민 선언에서 "기존의 정치행태를 과감하게
탈피하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출하겠다"면서 "돈과 조직"을 전제로 하지
않는 시민정치를 펼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선관위 등에서 추산한 최소 경비만도 4백억 5백억원에 달하는 상황
에서 그의 약속이 지켜질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또 다른 문제는 대선주자로서의 조시장에 대한 검증문제이다.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일정정도 여론의 검증을 받았다고는 하나 아들들에
대한 병역문제에서 드러났듯이 돌발변수가 제기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와 함께 조시장이 한 정당의 총재로서 지도력을 어떻게 발휘해 나갈지도
그의 당면과제이다.

조시장은 일단 강력한 단일지도체제를 통해 민주당의 면모를 일신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당장 자신이 데리고 들어올 참모그룹과 민주당내 기존 당료파와의
인화단결을 도모하는 것도 수월치 않은 상황이다.

조시장 인맥은 주로 전문가 집단이어서 정치권에 오래 머문 당료들 눈에는
"책상물림"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당의 면모를 새롭게 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당료파와 영입파간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