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금융 및 자동차시장 개방압력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19일 재정경제원과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제프리 랭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티모시 가이스너 미국 재무부 부차관보는 이날 강만수 재경원차관
과 한덕수 통산부차관을 잇따라 방문, 우리나라의 금융 및 자동차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했다.

이들은 강차관과의 면담에서 태국 등의 외환위기로 동남아국가의 금융
자율화가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서지 않을까 우려하고 한국에 대해서도 경제
협력개발기구(OECD) 가입때 제출한 개방계획을 세계무역기구(WTO) 금융협상
의 양허안으로 제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WTO 금융협상은 지난 95년 미국의 불참으로 한때 중단됐다 재개돼 지난달말
까지 1백29개 회원국이 양허안을 제출키로 했으나 지금까지 20개국 미만이
이를 이행했고 특히 아시아국가들은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강차관은 OECD에 제출한 양허안은 이행하지 않더라도 양해가
가능하지만 WTO협정은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각종 제재조치가 뒤따르기
때문에 우리가 WTO에 제출할 양허안 내용을 OECD 수준에 맞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들은 이에앞서 한통산부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국내 자동차시장이 추가
개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에대해 한차관은 미국의 한국산 컬러TV
및 반도체D램에 대한 반덤핑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WTO에 제소한 배경
등을 설명했다.

한편 미국은 21~22일 서울에서 열릴 자동차협상 실무회의에서 관세인하와
배기량별 과세기준 철폐, 형식인증절차 간소화, 할부금융회사의 금융서비스
영업범위 확대, 자동차 통계기준 변경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