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소화물 택배사 UPS와 전미트럭운전사조합이 18일 밤(현지시간)
15일동안 계속된 파업을 종식시킬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고 알렉시스 허만
미 노동장관과 노사 양측 대표가 19일 발표했다.

양측 협상을 적극 중재해온 허만장관은 트럭노조의 론 캐리 위원장과
UPS의 데이비드 머레이 협상대표와 함께 18일 자정을 30분 넘겨 기자들
앞에 나와 "오늘 나의 협상중재에 대한 신뢰가 재확인됐다"며 기뻐했다.

머레이대표는 노사양측이 타협을 통해 합의에 이르렀다며 직원들이 "조속히
업무에 복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으며 캐리 위원장은 이날중으로
트럭노조본부에서 회견을 갖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워싱턴에서 지난 14일 이후 장장 80여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빌 클린턴 대통령이 촉구한 타협 시한을 하루 넘겨 합의에 이르렀다.

UPS의 고용원 30만2천명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전미트럭운전사 조합원들은
지난 4일 정식 전일근무자 비율을 확대하고 노조가 주도하는 연금제도를
단독 운영하려는 회사측의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양측은 구체적 합의내용을 당장 밝히지는 않았으나 협상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시간제 근로자의 기본급 인상을 포함한 5개년 계약이며 노조측의
반발을 야기한 회 사측의 연금계획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측 협상자들은 합의 직후 트럭노조의 전국 협상위원회와 각 지부
간부들에게 19일 워싱턴으로 와서 조합원 투표에 앞선 승인절차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UPS의 평일 소화물 운송량은 1천2백만건으로 미국 전체 운송량의 5%를
차지하는데 트럭운전사들의 파업에 화물기 조종사 2천명이 동참함으로써
UPS의 화물수송작업은 그동안 완전 마비상태에 빠졌다.

미국에서 4반세기 이래 최대규모로 간주되는 이번 파업으로 인해 UPS는
주당 3억달러의 손실을 입고 노조측도 주당 1천만달러의 파업비용이 발생
한데다 UPS의수송에 의존하는 소규모 기업들의 손해도 수천만달러에 달해
타협을 도출해야 한다는 압력이 노사 양측에 가중돼 왔다.

이 가운데 빌 클린턴 대통령은 17일 파업 이후 처음으로 직접 개입, 양측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중" 파업을 종식시킬 것을 촉구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