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기업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2백40개사 가운데 31개사가 적자를 내고 나머지 2백9개기업은 흑자를 내는
등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실적이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업을 중심으로 한 벤처기업들이 높은 수익을 냈고 싯가총액 1위인
현대중공업도 지난해보다 실적이 나아졌다.

코스닥기업 가운데 매출액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업체는 씨티아이반도체
로 지난해에 비해 1천6백78%나 많은 3백96억3천5백만원을 기록했다.

또 텔슨정보통신 1백35%, 삼우통신 1백17% 등도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경상이익은 대현테크가 지난해보다 1천4백80% 상승한 1백42억2천만원을
기록했고 텔슨전자(7백96%) 기라정보통신(7백42%) 등도 경상이익 증가폭이
높았다.

반기 결산 결과를 주요 업종별로 분석한다.

<> 벤처기업 =정보통신업체와 반도체 장비제조업체들이 선전하면서 전반적
으로 실적이 호전됐지만 일부 업체는 적자를 내 업종내에서도 명암이
엇갈렸다.

시티폰 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삼우통신은 시티폰 시스템과 광가입자전송장치
의 매출 증가로 지난해보다 경상이익이 1백76% 늘어난 54억원을 기록했다.

정보통신용 부품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씨티아이반도체는 주력제품인
칼륨비소단일칩 고주파 집적회로의 매출 증가로 3백96억원의 매출에
20억4천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상장사인 닉소텔레콤(옛 화승전자)을 인수한 스탠더드텔레콤도 무선호출기와
유럽형 디지털 이동전화기의 매출신장으로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76.8%
급증했다.

반도체 장비제조업체인 케이씨텍과 아토는 25억원과 15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반도체 경기의 침체속에서도 안정성장을 유지했다.

이밖에 기라정보통신과 두일전자통신 메디다스 선일옵트론 자네트시스템
정일이엔씨 케이엔씨 태진미디어 등도 비교적 양호한 영업실적을 냈다.

반면 웹인터네셔널과 인터링크시스템은 각각 5억6천만원과 2억9천만원의
적자를 냈다.

<> 대형 제조업체 =코스닥기업중 외형이 가장 큰 현대중공업은 올해 반기에
2조6천4백66억원의 매출(전년대비 23.2% 증가)과 3백81억원의 경상이익
(2백67% 증가)을 냈다.

경상이익 증가율은 높지만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이 1.4%수준에 불과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회사관계자는 "올해 매출규모는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외
업체와의 경쟁으로 선박 단가가 하락세여서 이익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제조업 =재무구조가 비교적 양호하고 안정적인 납품처를 확보한 기업들의
실적호전이 두드러졌다.

현대 대우자동차에 범퍼등을 납품하는 성우금속은 자동차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속에서도 꾸준한 설비투자에 따른 생산효율성 증가로 매출액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3백67억원을 냈지만 경상이익은 무려 2백90%나 증가했다.

도장강판 전문업체인 대림은 반기에 37억원의 경상이익(72% 증가)을 냈고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생산업체인 진로발효도 지난해보다 2배이상 늘어난
53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다.

유아용품 생산업체인 보령장업과 플라스틱제품이 주생산품인 대원화성 등은
안정성장세를 보였다.

<> 창업투자회사 =부산창업투자가 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대농창업투자
와 한국창업투자가 각각 13억원과 7억3천만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한국기술투자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창투사들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경기침체로 투자기업들이 부도를 내는 등
투자여건이 악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기술투자는 씨앤아이와 미경사등의 코스닥등록으로 1백6억원의
경상이익을 냈다.

<> 은행 =상장 은행들이 대기업 부도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데 비해 코스닥에
등록된 은행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호전됐다.

기업은행은 1조4천99억원의 매출에 경상이익은 지난해보다 2배이상 늘어난
4백65억원을 올렸다.

평화은행도 21억8백만원의 경상이익을 내 흑자전환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