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정보통신산업의 해외진출 확대방안은 21세기
최대 유망산업인 정보통신산업을 수출산업화하기 위해 민.관 총력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방안은 많은 관련분야 가운데서도 특히 우리 업계가 공동으로 개발한
CDMA(부호분할다중접속)기술과 국산 소프트웨어(SW)를 주력 수출상품화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산업의 역사가 일천함에도 불구하고 TDX 전전자교환기
개발, 2천만회선이 넘는 통신망건설, CDMA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나름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정보통신산업이 취약한 동남아
중남미 동구권시장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더구나 내년에 국내 통신시장이 개방되면 국내외 기업간의 무한경쟁이
불가피하게돼 해외시장 선점은 생존의 필수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주력수출상품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CDMA에 거는 우리의
기대는 크다.

과거 국산 TDX전전자교환기의 개발과 수출이 국내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했
듯이 CDMA기술도 잘만 하면 침체에 빠진 우리경제를 되살리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전세계 CDMA시장규모는 77억달러에 달하고 2001년에는 2백82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범세계 개인휴대통신(GMPCS)등 차세대 멀티미디어 이동통신에서도
CDMA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커 시장의 성장잠재력은 거의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SW산업의 수출산업화도 양질의 인력자원만 뒷받침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앞으로 정보통신산업은 SW분야에서 결판난다고 할만큼 정보산업의 중심이
SW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음을 볼때 이번에 정부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해외
SW지원센터를 세우기로 한 것은 수출전진기지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크다.

그러나 정보통신산업의 해외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CDMA만 하더라도 우리가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원천기술과
주요 부품 장비 등은 아직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천기술과 후속기술의 개발을 등한히 한다면 기를 쓰고 수출해봐야 결국
남좋은 일만 시키는 셈이 되고 만다.

또 국내업체간의 이전투구식 과당경쟁을 하루빨리 지양하고 공동개발과
공동진출이라는 새로운 협력의 패러다임을 만들어내야 한다.

과거 해외시장에서 TDX공급권을 놓고 벌어졌던 것과 같은 제살깎기식
경쟁을 되풀이해서는 외국기업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와함께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가 정보통신분야의 핵심기술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던 근본취지는
해외시장 선점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