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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6일자) 꺼지지 않는 동남아 외환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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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 14개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태국에 대해 1백60억달러를 긴급지원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고비를 넘기는가
    싶던 동남아 외환위기가 재연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은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 국한되던 통화가치
    폭락이 역내 최대 경제규모이자 우리나라와의 경제협력관계가 밀접한
    인도네시아에까지 번져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남아 외환위기가 쉽게 수습되지 못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하나는 어느정도는 달러화의 강세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취약한 경제구조개선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같은 요인들은 우리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최근 홍콩도 통화가치방어를 위해 10억달러를 쏟아부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자칫 우리에게도 외환위기가 밀어닥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안정 등 미국 경제의 호전을 배경으로 최근
    달러화는 엔, 마르크 그리고 파운드 등 세계 주요통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동남아각국의 통화들이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번 기회에 수출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마저 있다.

    문제는 환율조정이 통화가치 폭락으로 이어진데다 적정한 선에서
    통화불안을 수습할 수 있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지나친 임금상승과 부동산투기로 실물경제에 거품이 쌓인 상태에서
    투기자본이 빠져나가자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렵게 되고 설비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통화가치안정을 위해 고금리정책을 폄에 따라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져 국제경쟁력이 약화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사태가 이렇게 악화됨에 따라 우리기업들은 수출감소및 직접투자위축,
    그리고 금융기관들은 대출에 따른 환차손,나아가 대손상각의 피해를 입게
    됐다.

    우리수출의 동남아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지만 올상반기중
    에도 우리경제는 동남아지역에 1백3억6천3백만달러 어치를 수출해
    38억7천4백만달러의 무역수지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한보 기아 등 대기업부도로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경제가
    구조조정을 마칠 때까지 겪게될 충격과 고통을 극복하는데 동남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몇해전에 아시아경제의 성장한계론을 날카롭게
    지적했던 미국의 폴 크루그먼 교수가 최근 동남아 외환위기가 다른
    아시아국가에도 일어날수 있다고 주장한 사실이다.

    지금의 금융위기는 생산성을 웃도는 임금인상, 지나친 소비성향, 급증한
    무역적자 등으로 고도성장의 근거를 상실한 결과일 뿐이며 그동안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정부관료의 정책조정능력도 한계에 달했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하루빨리 새로운 정책조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국경제의 한계와
    가능성을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은 바로 우리에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닐까.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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