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로 서울지역의 부도업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12일 한은에 따르면 기아사태의 파장이 본격화되면서 지난달 서울에서만
5백개가 넘는 중소기업과 개인기업이 무더기로 쓰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일 하루동안에만 법인기업 52개, 개인기업 48개 등 무려 1백개
업체가 도산하는 신기록을 세운 것을 비롯해 지난달 21일엔 32개, 23일
36개, 28일 31개업체가 각각 부도를 내는 등 집단도산사태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7월중 부도업체수는 법인 3백16개, 개인 1백98개 등 5백14개를
기록, 전달보다 40개나 많았다.

8월들어서도 11일까지 영업일수 기준 9일만에 법인 1백7개, 개인 69개 등
1백76개 기업이 부도로 당좌거래가 정지됐다.

서울지역의 월중 부도업체수는 한보 및 삼미계열의 부도가 지속되고 진로
계열 어음 부도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 4월 5백37개로 올들어 최고를
기록한후 5월 4백77개, 6월에는 4백74개로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기아사태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들어 서울의 하루평균 부도업체수를 보면 지난 1월 17개, 2월과 3월 각
20개, 4월 21개, 5월 19개, 6월이후 20개 등으로 전년 월평균 15개를 크게
웃돌고 있다.

금융계는 채권단과 기아그룹간의 갈등으로 기아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부도 도미노 현상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