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와 관련, 그동안 국내외에서 간접적인 사고원인
으로 추정돼 온 조종사의 경험미숙 및 피로누적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미국측이 문제 제기한 B-747기종 대체 투입도 사고원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해명됐다.

8일 대한항공은 사고 비행기를 조종한 고 박용철기장의 경력과 사고전
6일간의 비행기록을 밝히고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험미숙 및 피로누적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대한항공의 반박자료에 따르면 고 박기장은 총비행시간이 베테랑급에
해당하는 8천9백17시간인데다 B-747기종 비행시간만도 1천7백시간이나 됐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괌노선에서는 모두 9회에 걸친 비행경력을 갖고
있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4일에 이 노선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조종사의 피로누적설과 관련,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전면
휴식을 취한데 이어 2일에는 서울~제주간을 2회 왕복한뒤 16시간 이상 쉰
것으로 밝혀졌다.

또 3일과 4일에는 서울~홍콩간을 1회 왕복하며 각각 15시간 및 32시간
이상의 휴식시간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이같은 비행경력 및 사고 6일전 비행기록에 비추어 볼 때
피로누적이 사고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추론은 말도 안된다"고
반박했다.

또 괌 아가냐공항에는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일본항공, 컨티넨탈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B-747기종을 투입하고 있어 "공항조건에 부적합한
기종 투입"이라는 미국측의 문제제기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 김상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