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단행한 "8.5개각"은 연말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데
1차적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개각으로 구성된 새로운 내각은 선거관리내각의 성격이 짙다.

내각에서 강경식 경제부총리를 제외하고 정시채 농림, 강현욱 환경, 손학규
보건복지, 신상우 해양수산, 김한규 총무처, 신경식 정무1, 김윤덕
정무2장관등 신한국당 겸직의원및 당적보유 장관들을 모두 교체한 것에서
이를 읽을수 있다.

또 선거관련부처인 강운태 내무, 최상엽 법무장관을 각각 조해녕
전총무처장관과 김종구 서울고검장으로 교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강부총리도 조만간 신한국당을 탈당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대선공정관리
에 대한 김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신한국당 당적보유장관들의 후임에 정치색이 별로 없는 인사들이 기용된
것도 대선관리의 공정성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대통령은 또 이번 개각에서 대선관리의 공정성과 함께 임기말 국정운영의
일관성유지에 중점을 둔 것으로 지적된다.

교체설이 나돌던 고건총리를 유임시키고 강부총리와 권오기 통일부총리를
유임시킨 것등은 국정운영의 연속성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과거와 달리 개각을 통한 국정운영의 분위기쇄신보다는 임기말 마무리작업에
역점을 두겠다는 김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물론 고총리가 취임한지 5개월밖에 안됐다는 점과 경제문제와
안보문제가 국정 최대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
된다.

윤여준 청와대대변인은 이와관련, "이번 개각은 경제, 외교등 국정현안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12월 대선을 공정하고 엄정하게 관리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홍사덕 정무1장관의 전격 발탁이다.

무소속의원이 정무장관에 발탁된 기록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홍의원과 김덕룡의원과의 친분관계로 인해 주목을 받고있다.

청와대측은 홍의원이 무소속임을 들어 김대통령의 대선 공정관리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홍의원은 신한국당에 입당하지 않고 중립적인 선거관리에 전념할
것이라는게 당과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가일각에서는 최근 이회창대표와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김의원과 이대표의 관계를 고려한 김대통령의 깊은 뜻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강내무장관은 경찰청과 마찰을 빚은 것이 경질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최
법무장관은 선거주무장관이라는 점 이외에 검찰의 적체된 인사해소를 위한
포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병영 교육부장관은 평소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을
고려, 이번에 교체했으며 후임에 임명된 이명현 서울대교수는 평소
김대통령과의 친분관계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진념 노동장관 역시 연초부터 사의를 표명한 점이 고려됐다는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중에서 윤공보수석과 심우영 행정수석이 입각한 것은
청와대수석으로서 오랫동안 고생한데 대한 김대통령의 배려인사로 해석된다.

김대통령은 이번 개각에서 경북출신 3명, 경남 2명, 충남 2명, 전남 2명,
평북 1명, 강원도 1명씩을 각각 발탁, 지역안배도 고려했다.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