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원이 악성루머 유포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자 증권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증권가 정보맨들은 "일제히 활동을 정지한채 복지안동(몸을 땅에 붙이고
눈만 움직인다) 상태에 돌입" 했고 각 기업의 시황정보 등를 분석하던
애널리스트들도 어지간해서는 정보를 교환하지 않는 등 충격을 받는 모습이
역력하다.

"수차례 루머단속이 있었지만 구속이라는 강경한 방법이 사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뜩이나 주식시장이 침체돼 있는데 이번 사태로 증시가 더욱 움츠러들지
않을까 우려된다"(S증권 k씨)는게 증권가의 대체적 반응이다.

또 이번 사건의 피의자들이 루머를 퍼뜨려 구체적인 이익을 얻었거나
악의를 갖고 있었다는게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까지 한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대그룹이 잇따라 쓰러지는 상황에서 악성루머는 철저하게 단속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피의자가 악성 루머 유포로 이익을 챙겼다는 구체적인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다 루머가 나돌았던 기업의 자금악화설은 이미
5월께부터 유포됐는데 7월말에 루머를 유포했다는 혐의로 구속까지 한 것은
지나친 법집행"(D증권 C대리)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검찰의 강경대응이 통상적인 정보교환을 막아 정보의 건전한
유통까지 막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명수.김남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