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 경영난의 최대요인으로 지목돼온 기아특수강이 현대, 대우,
기아자동차 등 3개 완성차업체에 의해 공동경영된다.

기아그룹은 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이 31일 오전 시내 모처에서 긴급 회동, 이들 3사가 동등지분을
갖는 컨소시엄 형태로 기아특수강을 공동 경영키로 전격 합의했다고 발표했
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자구계획 수용거부로 난관에 부딛혔던 기아그룹의
자구노력에 돌파구가 마련될 전망이다.

기아그룹은 이들 3개사 회장들이 "자동차 산업이 특수강 수요의 52%를
점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특수강 산업의 발전이 자동차 생산에
결정적으로 긴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같은 형태의 공동경영은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매우 의미있는 기업형태"라고 밝혔다.

기아특수강 주식지분 분배는 기아그룹이 보유중인 기아특수강 지분을
3등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아그룹은 3개사의 실무진이 1일 오전 중으로 실무대책반을 구성, 공동
경영을 위한 후속작업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이같은 사실을 기아특수강의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에 통보했고 1일
채권단에도 알릴 예정이다.

기아특수강은 자본금 1천3백98억원에 종업원 2천5백50명의 규모로 최근
특수강 경기침체로 총부채가 1조3천9백80억원에 달하는 등 그동안 기아
경영난의 주범으로 꼽혀 왔다.

한편 기아그룹과 채권금융기관들은 경영권포기 각서 제출 및 아시아자동차
매각여부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1일 열리는 채권단대표자 회의에서도
기아정상화 방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그룹은 31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채권단이 요구한 김선홍회장의
경영권포기각서 제출과 아시아자동차의 매각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경영권포기각서 제출과 아시아자동차 매각 등 두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지원은 불가능하며 부도를 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조일훈.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