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보고서] '일본기업 구조조정 실패/성공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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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에서 빈발하고 있는 중견기업 그룹들의 부도는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의 경영환경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준 계기가 됐다.
기업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사업구조를 끊임없이 혁신해야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웃 일본 기업의 경우도 사업구조조정기에 있으나 이에 실패한 기업과
성공한 기업간에 큰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그 명암을 분석해 본다.
< 정리 = 박영태 기자 >
======================================================================
일본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는 과거 고도경제성장을 전제로 추진되어
왔던 방만한 사업전략을 저성장시대에 맞게 혁신하는데 있다.
과거에는 당장의 수익성을 도외시하면서도 각 산업에 선행투자하는
무조건적인 확대전략이 감행되어왔다.
그렇지만 이제는 투자의 효율성을 철저히 검토해야 할 처지가 됐다.
자사의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그룹 전체차원에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전략적인 사업다각화를 필요로 한다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서 상당수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실패함으로써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들 기업들 대부분은 버블 붕괴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극도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종합건설회사인 아스카 건설의 경우 보유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하락한데다 건설대금마저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결국 채무초과상태에 빠져
부도를 내고 말았다.
일본의 부동산과 주식가격의 안정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진
가운데 투자효율을 무시한 확대일변도의 경영이 이같은 커다란 위기를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불황기에는 본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규 유망사업을 발굴해 사업
구조를 혁신하는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했지만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에게는
이러한 전략을 선택할 여유마저 없어지게 된다.
재무구조의 취약성 외에 구조조정을 소홀히 한채 시대변화에 맞추어
혁신하지 못했던 사례들도 많다.
초밥 전문체인점인 교타루, 보석 장신구의 코코 야마오카, 의류의 수즈야
등 유명 상장기업들이 올들어 연이어 도산하고 있다.
의류업체인 수즈야의 경우 1909년에 설립된 후 여성의류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했으나 무리한 점포확대전략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가격파괴 등 유통구조의 변화와 소비자의 기호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수즈야는 고급 캐쥬얼 패션이라는 전통적인 사고방식만을 고수한채 추진한
확장전략이 한계에 부딪친 것이다.
기업은 경영환경의 변화에 맞게 종래의 성공전략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새로운 전략을 내세워서 성장영역을 넓혀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영혁신이 쉽지만은 않다.
철도역 근처에 가전양판점을 출점시키는 전략을 고수해온 제일가정전기사의
경우도 대규모 교외입지라는 유통업의 새로운 트랜드를 이해하지 못해 6년
연속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업의 쇠퇴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자봉틀 제조회사인 자노메사의 경우 24시간 쓸 수 있는 가정용 목욕탕
(폐수를 지속적으로 정화)시스템을 신제품으로 출시했으나 세균의 부작용
으로 실패, 회사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
이외에도 아무런 경험도 없고 본업과도 무관한 정보통신 등 신사업에
무리하게 진출해 실패하는 사례도 있다.
사업다각화는 채산성이 낮은 사업을 청산함으로써 재무구조의 건전화,
새로운 강점분야의 선정과 경영자원의 집중, 경영비전의 확대적 진화 등을
통해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많은 일본기업들이 아직도 구조조정에 고전하고 있지만 글로벌한 시각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일부 대기업 제조업체의 경우 구조조정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수익성 중시의 경영방침과 구체적인 경영지표를
가지고 사업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종합전기-전자업체인 도시바의 경우 95년부터 각 사업부에 ''투자자본수익률
(ROI) 6%이상''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도시바는 이 ROI를 보면서 각 사업부를 성장사업 기초사업 신규사업
철수사업으로 분류해 각 그룹별로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종래의 주력사업부였던 중전기분야보다 PC사업부를
우선하겠다는 방침이 내려져 DVD, 휴대용 PC에 경영자원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 도시바의 노트북 PC는 세계최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안경 전문업체인 HOYA사는 임금과 부가가치액을 기준으로한 노동
생산성을 전세계 거점간 비교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안경 렌즈 등의 재래형 저부가가치 사업은 해외로 이전하는 한편
일본거점에서는 신규사업인 전자부품분야를 집중 육성했다.
일본기업은 경영환경 변화에 걸맞는 해당 사업부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제품 전략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히타치 반도체 사업부의 경우 주연산처리장치(MPU)분야에서의 인텔의
독주와 D램분야에서의 한국기업 추격이라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논리기능과 기억기능을 포함한 시스템 IC에 주력하는
한편 인텔의 아성인 MPU시장에서도 신제품을 출시해 왔다.
히타치가 개발한 신형 MPU인 SH시리즈는 93년 세가의 게임기에 채용된 후
디지털 카메라 등에 사용되어 왔다.
96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 CE(초소형 PC용 OS)를 채택한 7개의
컴퓨터회사중 5개사가 SH시리즈를 채용하기로 했다.
SH시리즈는 인텔의 펜티엄급 칩과 맞먹는 처리속도를 갖춘데다 가격과
소비전력이 10%이상 낮다.
이 때문에 SH시리즈는 휴대용 PC 등 정보가전분야의 새로운 표준을 두고
인텔을 위협하고 있다.
신제품 개발을 통해 D램의 비중을 낮추고 업계를 주도하는 표준화를
추구하는 전략은 히타치 반도체 사업부의 구조조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신사업 개척면에서는 94년 게임시장에 신규 진출한 소니가 닌텐도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96년 일본 게임기시장에서 43.4%의 점유율을 확보해 1위
기업으로 도약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소니는 미국 영화사와 레코드 회사를 운영하면서 얻은 오락관련 소프트
웨어 비즈니스의 노하우와 전자기술면에서의 강점을 결합해 순식간에 신규
사업을 성공시켰다고 할 수 있다.
히타치 조선의 경우 환경 관련 엔지니어링 부문을 개척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관련 부처간의 협력체제를 강화해 96년에 쓰레기 소각로 분야에서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일본기업의 구조조정 실패사례와 성공사례는 우리기업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게 신사업 신제품을 끊임없이 개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자사의 강점을 살리는 형태의 다각화를 추구해야 하고 재무능력에 대한
고려도 중시해야 한다.
성숙산업의 경우는 특히 수익성 중시의 건실한 경영이 필요하다.
수확체증법칙이 작용하는 성장산업에서는 과감한 투자전략이 필요하지만
경쟁현황이나 업계 차원에서의 과잉투자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 전략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또 성장사업 안정사업 신규사업 철수사업에 대한 선정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각 사업유형별로 차별화된 투자결정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전사차원에서는 각 사업부간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통비전에
뒷받침된 그룹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
시대에서의 경영환경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준 계기가 됐다.
기업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사업구조를 끊임없이 혁신해야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웃 일본 기업의 경우도 사업구조조정기에 있으나 이에 실패한 기업과
성공한 기업간에 큰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그 명암을 분석해 본다.
< 정리 = 박영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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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는 과거 고도경제성장을 전제로 추진되어
왔던 방만한 사업전략을 저성장시대에 맞게 혁신하는데 있다.
과거에는 당장의 수익성을 도외시하면서도 각 산업에 선행투자하는
무조건적인 확대전략이 감행되어왔다.
그렇지만 이제는 투자의 효율성을 철저히 검토해야 할 처지가 됐다.
자사의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그룹 전체차원에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전략적인 사업다각화를 필요로 한다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서 상당수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실패함으로써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들 기업들 대부분은 버블 붕괴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극도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종합건설회사인 아스카 건설의 경우 보유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하락한데다 건설대금마저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결국 채무초과상태에 빠져
부도를 내고 말았다.
일본의 부동산과 주식가격의 안정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진
가운데 투자효율을 무시한 확대일변도의 경영이 이같은 커다란 위기를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불황기에는 본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규 유망사업을 발굴해 사업
구조를 혁신하는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했지만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에게는
이러한 전략을 선택할 여유마저 없어지게 된다.
재무구조의 취약성 외에 구조조정을 소홀히 한채 시대변화에 맞추어
혁신하지 못했던 사례들도 많다.
초밥 전문체인점인 교타루, 보석 장신구의 코코 야마오카, 의류의 수즈야
등 유명 상장기업들이 올들어 연이어 도산하고 있다.
의류업체인 수즈야의 경우 1909년에 설립된 후 여성의류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했으나 무리한 점포확대전략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가격파괴 등 유통구조의 변화와 소비자의 기호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수즈야는 고급 캐쥬얼 패션이라는 전통적인 사고방식만을 고수한채 추진한
확장전략이 한계에 부딪친 것이다.
기업은 경영환경의 변화에 맞게 종래의 성공전략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새로운 전략을 내세워서 성장영역을 넓혀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영혁신이 쉽지만은 않다.
철도역 근처에 가전양판점을 출점시키는 전략을 고수해온 제일가정전기사의
경우도 대규모 교외입지라는 유통업의 새로운 트랜드를 이해하지 못해 6년
연속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업의 쇠퇴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자봉틀 제조회사인 자노메사의 경우 24시간 쓸 수 있는 가정용 목욕탕
(폐수를 지속적으로 정화)시스템을 신제품으로 출시했으나 세균의 부작용
으로 실패, 회사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
이외에도 아무런 경험도 없고 본업과도 무관한 정보통신 등 신사업에
무리하게 진출해 실패하는 사례도 있다.
사업다각화는 채산성이 낮은 사업을 청산함으로써 재무구조의 건전화,
새로운 강점분야의 선정과 경영자원의 집중, 경영비전의 확대적 진화 등을
통해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많은 일본기업들이 아직도 구조조정에 고전하고 있지만 글로벌한 시각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일부 대기업 제조업체의 경우 구조조정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수익성 중시의 경영방침과 구체적인 경영지표를
가지고 사업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종합전기-전자업체인 도시바의 경우 95년부터 각 사업부에 ''투자자본수익률
(ROI) 6%이상''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도시바는 이 ROI를 보면서 각 사업부를 성장사업 기초사업 신규사업
철수사업으로 분류해 각 그룹별로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종래의 주력사업부였던 중전기분야보다 PC사업부를
우선하겠다는 방침이 내려져 DVD, 휴대용 PC에 경영자원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 도시바의 노트북 PC는 세계최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안경 전문업체인 HOYA사는 임금과 부가가치액을 기준으로한 노동
생산성을 전세계 거점간 비교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안경 렌즈 등의 재래형 저부가가치 사업은 해외로 이전하는 한편
일본거점에서는 신규사업인 전자부품분야를 집중 육성했다.
일본기업은 경영환경 변화에 걸맞는 해당 사업부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제품 전략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히타치 반도체 사업부의 경우 주연산처리장치(MPU)분야에서의 인텔의
독주와 D램분야에서의 한국기업 추격이라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논리기능과 기억기능을 포함한 시스템 IC에 주력하는
한편 인텔의 아성인 MPU시장에서도 신제품을 출시해 왔다.
히타치가 개발한 신형 MPU인 SH시리즈는 93년 세가의 게임기에 채용된 후
디지털 카메라 등에 사용되어 왔다.
96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 CE(초소형 PC용 OS)를 채택한 7개의
컴퓨터회사중 5개사가 SH시리즈를 채용하기로 했다.
SH시리즈는 인텔의 펜티엄급 칩과 맞먹는 처리속도를 갖춘데다 가격과
소비전력이 10%이상 낮다.
이 때문에 SH시리즈는 휴대용 PC 등 정보가전분야의 새로운 표준을 두고
인텔을 위협하고 있다.
신제품 개발을 통해 D램의 비중을 낮추고 업계를 주도하는 표준화를
추구하는 전략은 히타치 반도체 사업부의 구조조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신사업 개척면에서는 94년 게임시장에 신규 진출한 소니가 닌텐도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96년 일본 게임기시장에서 43.4%의 점유율을 확보해 1위
기업으로 도약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소니는 미국 영화사와 레코드 회사를 운영하면서 얻은 오락관련 소프트
웨어 비즈니스의 노하우와 전자기술면에서의 강점을 결합해 순식간에 신규
사업을 성공시켰다고 할 수 있다.
히타치 조선의 경우 환경 관련 엔지니어링 부문을 개척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관련 부처간의 협력체제를 강화해 96년에 쓰레기 소각로 분야에서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일본기업의 구조조정 실패사례와 성공사례는 우리기업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게 신사업 신제품을 끊임없이 개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자사의 강점을 살리는 형태의 다각화를 추구해야 하고 재무능력에 대한
고려도 중시해야 한다.
성숙산업의 경우는 특히 수익성 중시의 건실한 경영이 필요하다.
수확체증법칙이 작용하는 성장산업에서는 과감한 투자전략이 필요하지만
경쟁현황이나 업계 차원에서의 과잉투자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 전략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또 성장사업 안정사업 신규사업 철수사업에 대한 선정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각 사업유형별로 차별화된 투자결정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전사차원에서는 각 사업부간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통비전에
뒷받침된 그룹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