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동 <한전 원자력사업단장>


70년대 이후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따라 우리 나라의 에너지 소비는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자원은
거의 없어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이다.

96년만 해도 9.8%의 에너지 소비 증가세를 기록하여 에너지 해외의존도는
97.3%에 달하고 있다.

특히 전기는 편리성과 청결성을 갖춘 고급에너지로 지난 86년 이래 매년
두자릿수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같이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차질없이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자원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70년대만 하더라도 발전량의 70~80%를 석유로 발전함으로써
1, 2차 오일쇼크시 전기요금의 폭등은 물론 석유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은바
있다.

따라서 한전에서는 석유위주의 발전원을 가스 석탄 원자력으로 다원화하는
정책을 추진하였으며 그중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원자력이다.

원자력의 원료인 우라늄은 전 세계적으로 넓고 풍부하게 매장돼 있으며
고밀도 에너지로 저장과 수송이 편리해 우리와 같이 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국가에서는 매우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또 원자력은 기존의 석유에너지의 문제점인 대기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는 청정에너지다.

1992년 리우 유엔환경개발회의를 비롯 지난 6월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환경특별총회에 이르기까지 대기오염의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은
석유연료의 과다한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의 감축이 그 목표가 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멀지않아 국제적으로 그 이행을 강제하는 석탄세등의
부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바로 이것을 해결하면서 지속적인 전력
생산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원이 바로 원자력이다.

이와함께 원자력은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건설비는 다소 비싸게 드나
연료비가 현저하게 저렴하여 전력원가 절감을 통한 값싼 전력의 공급으로
국제경쟁력과 국민 문화생활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며 2백40억달러에 이르는
에너지 수입을 감소시킴으로써 국제수지 개선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볼 때 원전사업은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사업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력수요가 앞으로도 계속해 늘어날 전망임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지난 95년에 수립된 장기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10년까지 전력소비는
연평균 5.9%씩 늘어나 2010년 전력소비량은 3천6백56억Kwh로 작년도 소비량
1천8백25억Kwh의 두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정부는 95년부터 2010년까지 총 1백22기 5천7백만kW의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키로 했다.

이중 원전은 19기 1천9백30만kW에서 2010년이 되면 28기 2천6백33만kW로
총설비의 33.1%, 발전량 기준 45.5%를 차지하는 주력 발전원이 될 것이다.

이 계획에 따라 현재 6기의 원전이 건설중에 있으며 울진 5,6호기가
곧 착공 예정이다.

그러나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의혹등으로 지역주민들로부터 자주 반대에
부딪치는 점이 원전 건설의 가장 큰 애로사항중 하나다.

이로 인해 기술적으로 최적인 입지가 제외되거나 추진시기가 늦춰지는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한전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미리 대비해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와 지역발전에 대한 지원대책, 주민들의 의견 반영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고리와 월성 인근에 신규 부지의 확보가 상당 수준 진척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역이기주의든 애향심이든 이를 매도하고 비난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