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부도를 냈거나 부도유예 처리된 재벌그룹중 기아그룹이 가장 큰
폭의 연쇄부도사태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기아그룹에 대해 부도유예협약을 적용하기로
결정한 지난 15일 서울지역의 금액기준 어음부도율(전자결제조정전 기준)은
0.59%로 올들어 한보, 삼미, 진로, 대농 등 다른 재벌그룹들이 부도를
냈거나 부도유예 처리된 날의부도율중 최고를 기록했다.

또 평상시보다 높은 부도율을 유지하는 기간도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보그룹이 부도를 낸 지난 1월25일의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은 0.40%,
삼미그룹이 부도를 낸 지난 3월20일에는 0.43%, 진로그룹에 대해 부도유예
협약 적용결정이 내려진 지난 4월21일에는 0.41%에 각각 그쳤으며 대농그룹
이 부도유예처리된 지난 5월20일에는 0.28%에 머물렀다.

높은 부도율이 계속된 기간은 기아그룹이 부도유예 처리된 다음날 0.11%로
떨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18일 0.34%, 19일 0.33%, 21일 0.39% 등 0.3% 이상
의 높은 수준이 부도유예처리 6일 이후까지 계속됐다.

한보그룹 부도사태 때는 연속 4일간 0.4%대의 부도율이 지속됐으며
삼미그룹 부도때는 당일과 다음날에만 0.3~0.4%를 유지했고 진로그룹은
부도유예결정 당일에만0.4%를 넘었다가 다시 0.2%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7월중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은 지난 21일 현재 평균 0.20%에 달해
지난달 같은 기간중의 0.18%를 이미 웃돌고 있으며 기아그룹의 부도유예
처리 이후 부도율이 계속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결제가 몰리는
월말에 급격히 높아지는추세를 감안할 때 올들어서는 물론 지난 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월말의 부도율은 지난 1월에는 31일이 0.49%로 월중 최고수준이었으며
지난 3월에는 29일이 0.84%, 31일이 0.50%로 역시 월중 최고수준이었다.

지난 4월은 28일이 0.57%, 30일이 0.68%를 각각 기록했으며 지난 5월에는
31일이 0.53%로 월중 최고치였다.

한편 월중 서울 어음부도율은 1월 0.19%, 2월 0.23%, 3월 0.22%, 4월
0.23%, 5월 0.20%, 6월 0.20% 등이었으며 지금까지 가장 높았던 것은
장영자 어음사기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82년 5월의 0.29% 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