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이 이제 외국인만 출입하는 쇼핑장소에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국내
관광객의 쇼핑장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동안은 비교적 고가인 면세점 상품을 살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었고 이용
방법도 몰랐기 때문에 일반소비자들은 국내면세점에서 쇼핑한다는 개념이
아예 없었던게 현실이다.

그러나 면세점이 잘만 이용하면 싼 값에 좋은 제품을 시간을 별로 안들이고
살수 있는 곳이란 인식이 점차 점차 확산되면서 내국인 고객이 점차 몰리고
있다.

일단 면세점을 이용할수 있는 사람은 해외여행객이다.

해외여행때 가장 큰 고민거리가 주변사람들에게 줄 선물이다.

말도 잘통하지 않는 해외여행지에서 관광가이드가 추천한 면세점을 돌아
다니며 소중한 시간을 선물쇼핑에 낭비하기가 일쑤다.

해외여행객이 해외면세점보다 국내면세점을 이용하면 여러가지 이득을
볼수 있다.

첫째로 일단 시중백화점에서 파는 세계유명브랜드 상품을 40~50% 싸게
살수 있다.

관세 부가가치세 특별소비세 등 세금이 전혀 붙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저렴하게 팔수 있다.

이가격은 동남아지역의 해외면세점보다 평균 20~30% 싼 가격이다.

세일기간에 이용하면 더욱 저렴하게 살수 있다.

세일기간중 할인률은 면세점별로는 큰 차이가 없으나 상품별로 차이가 크다.

던힐 구찌 미소니 등 의류가 25~50%, MCM 발리 등 가죽제품이 20~25%,
록렉스시계 15%, 아이와 캐논의 전자제품과 카메라가 20%다.

현재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국내면세점과 경쟁관계에 있는 면세점들
이 이달말 또는 내달말까지 세일을 실시해 이에 맞불을 놓기 위해 국내
면세점들도 세일에 돌입한 상태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이달말까지로 세일기간을 잡았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현재 롯데호텔 9층의 면세점매장을 10층으로 옮겨
1천3백편의 국내 최대규모 매장으로 확장하고 막스마라 코우치 등 10여개의
부틱을 신설한다.

이밖에 연중 1백40일간 세일을 하는 동화면세점은 이달 28일, 워커힐면세점
이 내달 17일까지 할인행사를 갖는다.

이처럼 세일을 하면 해외면세점에 비해서는 거의 절반수준의 가격으로
살수 있는 제품이 많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홍콩 DFS면세점에서 68달러하는 넥타이를 43달러면 살수
있고 싱가포르에서 2백16달러하는 크리스챤 디오르 스카프를 1백62달러면
구입이 가능하다.

가격이 이처럼 싸지만 국내면세점이 외국면세점에 비해 구색이 떨어지지
않아 물건이 없어서 못사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게 면세점업계의 주장이다.

롯데면세점은 약 4백종의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국내면세점을 이용할 경우 다른 장점은 시간절약이 되고 쇼핑시간도
소비자가 마음대로 선택할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여행때는 언어소통의 불편함도 있고 금쪽같이 귀중한 시간을 해외면세점
에서 보내야 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국내면세점은 여권과 항공권만 가지고 가면 언제라도 마음편하게
쇼핑을 할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특히 배우자나 아이들의 옷이나 화장품같이 기호에 따라 신중히 선택해야 할
상품은 같이 가서 보고 살 수도 있다.

이와함께 국내면세점은 원화나 카드로 결제가 되기 때문에 환전에 따른
번거로움이나 환율을 손해볼 일이 없다.

또 한번사면 다시 가기 어려운 외국면세점과는 달리 애프터서비스가 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밖에 단골고객에 대한 각종 서비스나 경품이 많아 해외출장이나 여행이
잦은 사람들은 VIP 회원등록을 해놓으면 더욱 유리하다.

롯데면세점은 VIP 회원에게 할인가격에서 5%, 신라면세점은10%의 추가할인
혜택을 준다.

환전때 지정은행에서 1달러당 4~6원의 수수료 할인도 가능하다.

또 일정금액이상 구매고객에게 각종 선물과 항공권 호텔료할인 등의 서비스
를 제공한다.

그러나 국내면세점을 이용할 경우 해외여행기간동안 선물을 들고 다녀야
하는 것이 불편거리다.

또 구매금액도 해외에서는 환전한도(2만달러) 원화소지한도(1백만원)
신용카드사용한도(5천달러) 등 약 3만5천달러를 쓸수있는데 비해 면세점은
2천달러로 제한된 것이 약점이다.

이밖에 4백달러이상 구매때는 여권뒤에 스탬프를 찍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