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선 지방업체] (7.끝) '살 길은 있다' .. 특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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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유통업체의 "남진"에 대한 지방유통업계의 대응전략에는 감정이 적지
않게 깔려 있다.
"우리 텃밭을 서울사람들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는 식이다.
대형업체와 정면으로 부딪치는 "전략없는" 대형화도 이런 심리를 배경으로
한다.
대형화가 어려울 때는 서울기업 거부운동을 들고 나왔다.
더러는 폐쇄적인 지역여론에 편승하거나 애향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 유통자본과의 경쟁은 이제 피할수 없는 현실이다.
수입개방시대에 애국심으로 소비자를 붙잡지 못하듯 경쟁시대에는 애향심만
으로 고객의 소매를 끌어당길 수없다.
애향심도 값과 품질이 엇비슷해야 통하는 법.
값 싸고 질 좋은 제품을 파는 곳이면 "지옥"이라도 눈길을 돌리는게
소비자들의 생리이다.
국제화 세계화를 앞세워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마당에 지방패권주의를
고집하는 것도 무리이다.
뒤늦게 대형점포를 규제하는 일본식 대점법을 도입하자는 발상이나 대형
자본의 진입을 집단의 힘으로 막는 것도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유통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경쟁상대는 국내 대형유통자본만이 아니다.
외국기업도 있다.
외국업체가 서울과 지방을 가릴 턱이 없다.
서울업체의 지방진출은 지방입장에서 보면 "외침"에 해당하지만 서울기업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외국업체는 물밀듯이 밀려들어 다점포화로 구매력을 키우고 매출을 늘리지
않으면 서울업체도 쓰러진다.
"유통전쟁은 이제 "서울기업대 지방기업" "한국기업대 외국기업"의 대결이
아니라 경쟁력있는 기업과 경쟁력없는 기업간의 싸움일 뿐"이라고 유통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물론 대형유통자본의 공세가 지방업체의 감정적 대응을 유발할 정도로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지방 유통업계의 위기는 허약한 체질과 상황변화를 정확히 읽지
못한데 따른 전략부재에도 원인이 있다.
지금까지 지방유통기업은 온실속에서 지방시장을 나눠먹기하고 있었다는게
유통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따라서 경쟁력이 뒤지고 위기에 대한 대응능력이 부족할수 밖에 없다.
회장의 투신자살로 이어진 부산태화백화점 사태도 따지고보면 롯데와 현대
의 진출에 맞서 무턱대고 신관을 새로 지은 "전략부재의 대형화"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현지 유통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지방업체가 살길은 결국 "마이 웨이"를 찾는 것이다.
"나의 길"은 전문화 특화 지역밀착 합종연횡 틈새시장개발 등이란 팻말
위에 닦여져야 한다.
발빠른 지방유통업체들은 벌써 이런 길을 가고 있다.
부산 세원백화점은 대형화를 추구하지만 서울대형업체의 손길이 닿지 않는
동래지역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신세화백화점은 식품의 비중으로 높히는 방식으로 특화했다.
대구 동아백화점 역시 슈퍼체인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생식품 분야
경쟁력을 높히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합종연횡도 시도되고 있다.
울산의 모드니백화점은 대구백화점 세원백화점과 손잡고 공동브랜드를
취급하거나 브랜드를 교환하고 있다.
농심가는 지방에서는 아직 낯설은 업태인 대형할인점에 일찌감치 들어가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서원유통은 자신들의 장점인 슈퍼체인과 할인점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대구백화점은 본점은 패션중심의 고급백화점으로 하고 프라자점은 대중형
백화점으로 만드는 점포차별화라는 독특한 전략을 쓰고 있다.
서원유통의 한 관계자는 "서울의 대형업와의 경쟁은 다잇과 거인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될수 있지만 거인이 반드시 이기는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약육강식의 정글에 사자나 호랑같은 맹수만 사는게 아니라 톰슨가젤이나
연약한 채식동물도 살아남는건 그들나름대로 생존법을 익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제 대폭발을 시작한 유통시장은 연쇄효과로 더욱 확전될수 밖에 없다.
그동안 서울대형유통자본과 외국기업들이 구매력이 제법 큰 지방의 광역시
등을 공략했지만 앞으로 이들은 지방중소도시도 그들의 영토로 편입하려할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의 E마트가 남원에 자리를 잡고 뉴코아가 순천에서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는게 단적인 사례다.
서울대형자본과 외국업체가 지방대도시를 공격하면 여기서 살길을 잃은
지방터줏대감들이 더작은 시장을 찾아 인근의 중소도시로 갈건 명약관화한
일이다.
유통전쟁이 전국으로 확산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방중소도시에 있는 유통업체들도 미리 대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형업체들이 땅을 파기 시작할 때는 이미 늦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
않게 깔려 있다.
"우리 텃밭을 서울사람들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는 식이다.
대형업체와 정면으로 부딪치는 "전략없는" 대형화도 이런 심리를 배경으로
한다.
대형화가 어려울 때는 서울기업 거부운동을 들고 나왔다.
더러는 폐쇄적인 지역여론에 편승하거나 애향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 유통자본과의 경쟁은 이제 피할수 없는 현실이다.
수입개방시대에 애국심으로 소비자를 붙잡지 못하듯 경쟁시대에는 애향심만
으로 고객의 소매를 끌어당길 수없다.
애향심도 값과 품질이 엇비슷해야 통하는 법.
값 싸고 질 좋은 제품을 파는 곳이면 "지옥"이라도 눈길을 돌리는게
소비자들의 생리이다.
국제화 세계화를 앞세워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마당에 지방패권주의를
고집하는 것도 무리이다.
뒤늦게 대형점포를 규제하는 일본식 대점법을 도입하자는 발상이나 대형
자본의 진입을 집단의 힘으로 막는 것도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유통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경쟁상대는 국내 대형유통자본만이 아니다.
외국기업도 있다.
외국업체가 서울과 지방을 가릴 턱이 없다.
서울업체의 지방진출은 지방입장에서 보면 "외침"에 해당하지만 서울기업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외국업체는 물밀듯이 밀려들어 다점포화로 구매력을 키우고 매출을 늘리지
않으면 서울업체도 쓰러진다.
"유통전쟁은 이제 "서울기업대 지방기업" "한국기업대 외국기업"의 대결이
아니라 경쟁력있는 기업과 경쟁력없는 기업간의 싸움일 뿐"이라고 유통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물론 대형유통자본의 공세가 지방업체의 감정적 대응을 유발할 정도로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지방 유통업계의 위기는 허약한 체질과 상황변화를 정확히 읽지
못한데 따른 전략부재에도 원인이 있다.
지금까지 지방유통기업은 온실속에서 지방시장을 나눠먹기하고 있었다는게
유통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따라서 경쟁력이 뒤지고 위기에 대한 대응능력이 부족할수 밖에 없다.
회장의 투신자살로 이어진 부산태화백화점 사태도 따지고보면 롯데와 현대
의 진출에 맞서 무턱대고 신관을 새로 지은 "전략부재의 대형화"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현지 유통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지방업체가 살길은 결국 "마이 웨이"를 찾는 것이다.
"나의 길"은 전문화 특화 지역밀착 합종연횡 틈새시장개발 등이란 팻말
위에 닦여져야 한다.
발빠른 지방유통업체들은 벌써 이런 길을 가고 있다.
부산 세원백화점은 대형화를 추구하지만 서울대형업체의 손길이 닿지 않는
동래지역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신세화백화점은 식품의 비중으로 높히는 방식으로 특화했다.
대구 동아백화점 역시 슈퍼체인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생식품 분야
경쟁력을 높히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합종연횡도 시도되고 있다.
울산의 모드니백화점은 대구백화점 세원백화점과 손잡고 공동브랜드를
취급하거나 브랜드를 교환하고 있다.
농심가는 지방에서는 아직 낯설은 업태인 대형할인점에 일찌감치 들어가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서원유통은 자신들의 장점인 슈퍼체인과 할인점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대구백화점은 본점은 패션중심의 고급백화점으로 하고 프라자점은 대중형
백화점으로 만드는 점포차별화라는 독특한 전략을 쓰고 있다.
서원유통의 한 관계자는 "서울의 대형업와의 경쟁은 다잇과 거인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될수 있지만 거인이 반드시 이기는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약육강식의 정글에 사자나 호랑같은 맹수만 사는게 아니라 톰슨가젤이나
연약한 채식동물도 살아남는건 그들나름대로 생존법을 익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제 대폭발을 시작한 유통시장은 연쇄효과로 더욱 확전될수 밖에 없다.
그동안 서울대형유통자본과 외국기업들이 구매력이 제법 큰 지방의 광역시
등을 공략했지만 앞으로 이들은 지방중소도시도 그들의 영토로 편입하려할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의 E마트가 남원에 자리를 잡고 뉴코아가 순천에서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는게 단적인 사례다.
서울대형자본과 외국업체가 지방대도시를 공격하면 여기서 살길을 잃은
지방터줏대감들이 더작은 시장을 찾아 인근의 중소도시로 갈건 명약관화한
일이다.
유통전쟁이 전국으로 확산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방중소도시에 있는 유통업체들도 미리 대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형업체들이 땅을 파기 시작할 때는 이미 늦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