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삶과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만을 만들었는데 국제적인
상을 받게 돼 얼떨떨합니다.

이번 수상이 한일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고 문화교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제8회 후쿠오카 아시아문화상 (예술.문화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영화감독
임권택씨(61)가 1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일본 후쿠오카시
아시아문화상위원회로부터 수상결정서를 받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위원회가 밝힌 선정이유는 "서편제" "태백산맥" "씨받이" 등을 통해
동양정서와 한국 근현대사를 잘 표출해 전세계에 동양의 참 모습을
알리는 데 공헌했다는 것.

이에 대해 임감독은 "서구의 유명 영화상을 수상한 것 못지 않게
기쁘다"고 밝혔다.

후쿠오카 아시아문화상은 90년에 창설됐으며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그동안 고고학자 김원용(92년 3회 대상), 교육학자 한기언(95년 6회
학술문화상),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95년 6회 예술.문화상)씨가 받았다.

올 수상자는 캄보디아 극작가 첸폰 (대상), 인도 역사학자 로미라 타파라
(학술연구상 국제부문), 일본 고고학자 히구치 타카야스씨 (학술연구상
국내부문)와 임감독 4사람.

시상식은 9월25일 후쿠오카시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는 모리 히데유키실장을 비롯한 아시아문화상 관계자와 이태원
태흥영화사대표 작곡가 김수철 영화배우 안성기 신은경 정경순씨 등이
참석했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