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북한노동당비서는 10일 "북한은 언제 전쟁을 하던간에 반드시
한번은 한다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고 확고한 방침"이라면서 "전쟁이 발발
하면 전면전의 양상을 띨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씨는 이날 국가안전기획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북한당국자들은 남한은 잘살고 북한은 피폐해가는 과정을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전쟁에 대한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대비를
촉구했다.

황씨는 "북한은 전쟁이 발발할 경우 평시체제를 그대로 전시에 적용하는
전시형 국가관리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무기생산은 1백% 자체해결하고
있다"면서 전쟁을 6개월이상 끌지 않는다는 전략하에 6개월분의 전쟁물자를
비축하고 있다고 당국의 조사과정에서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씨는 핵무기와 관련된 시설을 직접 본 적은 없으나 92년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특별사찰이 실시되었을 때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것으로
미루어 모든 주요간부들이 북한의 핵무기보유를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안기부 당국자는 밝혔다.

북한현실과 관련, 황씨는 "경제는 마비상태고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오랫동안 쇄국정책을 실시하면서 전제주의적 통치기반을
강화해온 만큼 북한체제가 1-2년내에 무너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안기부는 황씨에 대한 수사결과발표를 통해 "조사결과 위장망명
으로 판단될만한 사실이 드러나거나 확인된 일이 없으며 주체사상을 통한
북한체제보위에 앞장선데 대한 자책감을 깊이 느끼고 있는 만큼 더이상
사상전향여부를 논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또 황장엽리스트와 관련, "황씨가 남한내부동향에 대한 보고서가
김정일에게 올라 오고 있는 것으로 말한 것은 사실이나 이른바 리스트같은
것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그러나 "황씨의 진술내용과 관계당국에 존안된 각종 정보자료를
토대로 대공수사선에서 추적하고 있으며 혐의가 밝혀지는 대상에 대해서는
소정의 법적절차에 따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승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1일자).